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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 현실성 없다" '지배구조·자금조달 리스크' 난관 많아…금융위, 자율·합리적 방안 제출 기대

안경주 기자공개 2015-11-10 10:48:46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9일 1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해운업계 1·2위 양대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 합병설이 불거지고 있지만 금융권 다수의 전문가들은 두 회사간 합병이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기업 여건 등을 고려하면 두 회사를 합병하기까지 난관이 많은 아이디어일 뿐만 아니라 시너지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 합병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해명자료를 통해 "자발적 합병을 권유하거나 강제합병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합병대상으로 지목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합병설을 부인했다.

합병설은 두 회사를 합치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데 전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들은 합병안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구조조정실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지배구조와 자금조달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합병안은) 난관이 있는 아이디어"라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감자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보유한 채권 출자전환 등이 이뤄져야 정상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해운사의 채권자는 해외 금융기관이나 해외 용선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기업 정상화에 쓰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해운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어 합병만으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 국가들이 해운업을 전략산업으로 판단, 유무형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과잉공급 상태다 지속되고 있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게 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해운업은 글로벌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국내 기업의 합병만으로 효과를 얻기 어렵다"며 "합병에 따른 효과도 있지만 생각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더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도 산업은행 등과 비슷한 시각이다. A은행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영업과 재무적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하지만 한진해운 입장에서 현대상선을 합치더라도 두가지 관점 모두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안이 현실적이지 않지만 합병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장기산동안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어 신규 선박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선업과 같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합병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해운업은 플레이어를 줄여야할 필요성이 있다"며 "합병 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공감을 하면서도 자율적인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해운사 합병에 대한 내부 검토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강제성을 띄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지 벌써 수년 째"라며 "그동안 숱한 안이 거론됐고 그 중에 양사의 합병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주도해 특정 부실기업을 합병하고 금융지원을 한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주도의 합병안을 부인하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하는 산업 보조금에 해당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며 "해수부측과 논의를 했지만 당장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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