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본드, 높아지는 관심..문제는 중국중앙은행 역외보다 금리 1% 수준 낮아…발행 승인 여부, 걸림돌
이길용 기자공개 2016-01-06 10:42: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위안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판다본드 발행을 문의하는 코리안 페이퍼(KP) 이슈어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역내에서 위안화로 채권을 발행할 경우 홍콩이나 대만보다 저렴한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다만 판다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매번 중국인민은행(PBO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위안화 외평채 만기가 짧고 유통 물량이 없어 벤치마크가 될 유통 금리를 알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 판다본드에 한국물 발행사들 관심...역외보다 조달비용 저렴
정부는 국내 최초로 위안화 형태로 외평채를 발행했다. 규모는 30억 위안, 만기는 3년 단일 구조다. 발행 예정 금리(이니셜 가이던스)는 3.0~3.5%로 제시됐다. 북빌딩(수요예측)에서 수요가 몰려 금리는 하단인 3%로 확정했다. 이 채권에 대해 중국 신용평가회사 CCXI(무디스 계열)는 'AAA'등급을 부여했다.
정부가 위안화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판다본드에 관심을 갖는 한국물 발행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판다본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중국 역외 위안화 채권(딤섬본드, 포모사본드)을 발행하는 것보다 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점에 있다.
3년물을 기준으로 판다본드를 발행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공기업은 위안화 외평채에 40~50bp를 가산한 금리를 제공하면 수요를 모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대 중반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홍콩에서 위안화를 조달하는 딤섬본드는 4%가 넘는 금리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차이가 약 1%에 달해 판다본드 시장에 발행사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무디스가 대한민국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상향 조정하면서 우량채 수요를 모을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증시 폭락 등 금융 불안이 이어져 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많다.
DCM 업계 관계자는 "정부 이외에 판다본드 발행에 직접적으로 나서는 곳은 아직 없지만 낮은 금리로 조달이 가능한 만큼 한국물 발행사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인민은행 승인이 걸림돌...외평채 유통금리도 아직 없어
금리는 매력적이지만 중국 중앙은행의 규제가 변수다. 판다본드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중국인민은행(PBOC)의 승인이 필수다. 중국인민은행은 정부의 연내 위안화 외평채 발행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발행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중국인민은행이 지난달 8일 발행 승인이라는 결단을 내리면서 위안화 외평채 발행이 수월하게 이뤄졌다.
다만 중국인민은행이 국내 기업들에게 판다본드 발행 승인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일반 기업 중 판다본드 발행에 성공한 곳은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 뿐이다. 승인을 받기도 어렵지만 기간도 오래 걸려 발행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위안화 외평채가 발행됐지만 유통금리가 산정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지난달 16일 외평채 발행 이후 유통물이 출회되지 않으면서 유통금리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만기가 3년으로 짧아 대부분의 기관들의 만기 보유를 위해 위안화 외평채에 투자한 만큼 금리를 산정하는 데 많은 문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판다본드 발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인민은행의 발행 승인"이라며 "중국 정부가 판다본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열지 않는 한 한국물 시장에서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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