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gue Table]한국물 급감 속 위안화 2대 통화로 급부상[KP/Overview]공기업 발행 자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대규모 순상환
이길용 기자공개 2016-01-04 09:0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31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계 공모 해외채권(Korean Paper) 발행량이 급감했다. 만기 도래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주요 공기업들이 정부의 부채감축 요구에 맞춰 한국물 발행을 자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금융 불안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화채 시장을 찾는 발행사도 부쩍 줄었다. 만기도래물량 285억 달러 비해 100억 달러 가까이 적은 대규모 순상환이었다.위안화가 한국물 조달 시장에서 2대 발행 통화로 급부상한 점도 눈에 띈다. 위안화 채권은 딤섬본드(CNH), 포모사본드(CNT), 판다본드(CNY) 등 다양한 형태로 발행돼 유로화와 엔화보다 물량이 많았다. 올해 처음으로 싱가포르 시장에서 한국물 발행이 이뤄진 점도 특징이었다.
◇ 한국물 발행 부진…만기 도래 물량 감소, 공기업 부채감축 영향
2015년 한국물 발행 물량(공모 기준)은 185억 5659만 달러에 그쳤다. 2014년 272억 2161만 달러보다 32%나 급감한 수치다. 한국물 시장이 불황이었던 2010년 176억 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G3(달러화·유로화·엔화)와 비G3(G3 이외 통화) 발행 규모는 각각 151억 달러와 34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물 만기 도래 물량이 줄면서 한국물 발행 부진은 2015년 초부터 예상됐다. 2013년 204억 달러에 불과했던 만기 도래 물량은 2014년 313억 달러로 급증했다. 2015년에는 285억 달러가 만기를 맞아 발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만기 물량 감소와 더불어 공기업들이 한국물 발행을 자제하면서 급격한 침체를 겪었다는 분석이다. 공기업들은 2014년부터 정부가 부채를 감축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차입에 굉장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2014년 65억 달러를 조달한 공기업들은 2015년 21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 그쳤다. 전체 한국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8%에서 11.16%로 급감했다.
공기업들의 발행 물량이 줄면서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발행한 한국물은 전체 물량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게 됐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2015년 각각 69억 달러와 23억 달러를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했다. 전체 한국물 대비 발행 비중은 각각 37.3%와 12.4%를 나타냈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와 중국 증시 폭락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발행 타이밍을 잡는 데 애를 먹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5%까지 떨어져 원화 조달 비용이 외화 대비 저렴해 외화 조달에 나설 니즈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기 도래 물량이 부족하고 공기업들이 외화 조달을 꺼리면서 한국물 발행 부진은 연초부터 예견됐다"며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예상보다 발행 부진이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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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화 채권 조달 활발, 2대 발행통화 진입...싱가포르달러 채권 눈길
2015년 발행된 한국물 중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77.44%를 기록했다. 2014년 73.43%보다 4%가량 늘었다. 유로화는 한 건도 없었으며 엔화는 4.02%를 차지했다.
위안화는 2015년 한국물 시장에서 2대 발행 통화로 우뚝 섰다. 딤섬본드(3.25%), 포모사본드(3.53%), 판다본드(2.5%) 등 위안화로 발행된 채권은 전체 발행 물량의 9.28%를 차지했다.
딤섬본드는 2015년 상반기 집중적으로 발행됐다. 달러-위안화 스왑 환경이 개선됐고 상반기 홍콩 자본시장에서 위안화 유동성이 넘쳤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포모사본드도 대만 내 위안화 예금 증가, 규제완화로 인한 보험사들의 투자 수요가 늘면서 발행이 활발했다.
정부는 중국 자본시장에 직접 진입하기 위해 위안화 외평채 발행을 추진했다. 각종 규제로 2015년 발행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중국인민은행(PBOC)이 발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정부는 30억 위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쿠폰금리는 3%다. 기획재정부는 위안화 외평채 발행이 국내 기관들이 판다본드 시장 진출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달러 채권도 등장했다. 2015년 7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2억 싱가포르달러와 2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계 기관으로는 최초로 싱가포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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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보증 신종자본증권 봇물...우리은행, 티어1 코코본드 첫 발행 성공
2015년에는 은행들의 보증을 받은 신종자본증권이 잇따라 나왔다. 포문은 신세계가 열었다. 신세계는 지난 5월 3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국민은행의 보증을 받았고 국민은행의 크레딧을 기반으로 발행에 도전한 결과 투자 수요를 손쉽게 채웠다.
대한한공과 두산중공업 유럽 자회사(Doosan Power Systems S.A.)는 수출입은행 보증으로 3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다. 다만 두 채권은 콜옵션 행사 시점이 3년으로 짧고 스텝업이 100bp를 넘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자본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한계가 있었다. 후순위가 아닌 선순위로 발행해 회계 처리만 자본으로 계상하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처음으로 티어1 코코본드를 달러화로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5억 달러 규모로 발행했으며 북 빌딩(수요예측)에서는 발행 금액의 3배가 넘는 수요가 몰렸다. 쿠폰금리는 5%로 스웨덴 Nordea Bank가 발행한 코코본드 금리 5.25%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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