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재계 YB가 뛴다]'스카우트 된 장남' 그룹 신사업 책임진다[박서원 두산 전무]개성 넘치는 광고전문가, 면세사업 마케팅 '진두지휘'

심희진 기자공개 2016-01-21 08:45: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8일 09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주일 안에 불시에 사진을 찍어 누가 베스트드레서인지 평가하겠다" 2014년 10월 박서원 부사장은 오리콤에 합류하자마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제1회 패셔니스타 선발대회'를 열었다. 시상식에서 베스트드레서에게 줄 선물도 직접 골랐다.

일반 회사원과는 다른 독특한 옷차림을 선보인 직원들이 상을 받았다. 정장 차림을 한 사람은 수상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 박 부사장의 심사 기준은 명확했다. '아이덴티티'.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인물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박 부사장은 줄곧 정체성을 강조해왔다. 한겨울에 반팔을 고집하고 배기바지를 즐겨 입는 이유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박서원
<201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한 박서원 두산 전무. 출처 : 박서원 페이스북>

◇ 침체된 오리콤 '아이덴티티' 바꾸다

지난해 광고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오리콤을 들 수 있다. 박 부사장은 오리콤 합류 후 캐치프레이즈를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아이디어그룹'에서 '종합콘텐츠그룹'으로 바꿨다. 오리콤은 종합콘텐츠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7월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한컴을 인수했다.

종합콘텐츠그룹에 걸맞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콘셉트, 캠페인 솔루션, 캠페인 코어, 크레이티브 밸류 등 기존 팀들을 합치고 쪼개 새롭게 재편했다. 모든 업무에 바로 투입 가능한 전문가들을 한 데 모은 '이것저것팀'도 신설했다.

그 결과 오리콤은 지난해 '클래시오브클랜'을 만든 모바일 게임회사 슈퍼셀의 통합마케팅을 전담하는 등 광고 제작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5 부산국제광고제에서 뉴스타즈 부문 1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한 활동 영역도 대폭 넓혔다. '이런쨈병', '배민의류', '추자삼춘네'를 줄줄이 선보이며 사회적 가치를 바꾸는 브랜딩 비즈니스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여성용 수제구두 '아그레또' 브랜딩에 참여하는 등 청년 창업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박서원
<2014년 12월 오리콤 Creative HQ에 신설된 '이것저것팀'. 출처 : 박서원 페이스북>

◇'새 먹거리' 면세사업 마케팅 맡아

두산그룹은 '종합콘텐츠그룹'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오리콤의 성공을 이끈 박 부사장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 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직후 바로 유통사업 부문 전략담당 전무(CSO)에 임명됐다.

박 부사장은 오너 3, 4세의 일반적인 승계 구도와 확실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업계에서 인정받아 '스카웃'됐다. 흔한 광고쟁이 중 한 사람이었지만 빅앤트와 오리콤을 거치며 어느덧 광고 전문가로 성장했다.

면세점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그룹 입장에선 박 부사장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박 부사장은 두산그룹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색다른 면세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대목은 오리콤의 이것저것팀 일부가 면세사업 태스크포스팀(TFT)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이것저것팀은 면세사업 후발주자인 두산에 필요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컨셉, 디자인, 브랜딩을 치밀하게 기획하고 있다. 박 전무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 그래픽디자인학과 후배도 팀에 합류했다. 지금껏 다져온 끈끈한 팀워크를 토대로 면세점 본연의 업무부터 광고제작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웠다.

이외에도 박 부사장은 SK워커힐 면세점에 사업 인프라를 인수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건넸다. SK의 노하우를 흡수해 빠른 시간 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SK워커힐 면세점 직원 190여 명을 고용하는 한편 인천에 위치한 1818m² 규모의 물류센터를 흡수하는 방안 등을 SK측과 협의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 아침 동대문 두산타워에 출근한 뒤, 밤 10시가 되면 논현동 두산빌딩 6층에 위치한 오리콤 부사장실로 이동한다. 광고전문가로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새벽에도 최신 영화를 모두 관람하고 귀가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두산 면세점은 오는 5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그룹의 실적 안전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박 전무가 마케팅 핵심 브레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