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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에비타 9조 '순현금 시대' [Company Watch]현금성자산 '차입금 1조' 상회,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호조

정호창 기자공개 2016-01-28 08:15:08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5조 3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현금 창출력도 9조 원을 돌파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차입금을 웃도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순현금' 시대를 열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8조 797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5조 3361억 원, 당기순이익 4조 3235억 원의 경영실적을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 실적에 비해 매출액은 9.8%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4%, 3.1%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로써 2013년 이후 3년 연속 경영실적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수익 규모가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270억 원 늘었고,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사상 처음으로 9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에비타가 9조 2820억 원으로 집계돼 영업이익 증가율(4.4%)의 2배가량인 8.6% 성장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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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창출력이 향상되면서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2014년 42.6%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이 38.7%로 떨어졌고, 유동비율은 180%에서 202%로 개선됐다. 또 2014년까지만 해도 4조 원을 웃돌던 차입금 규모는 감소한 반면 내부에 축적한 현금성 자산은 늘어 재무구조가 더욱 우량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18.2% 증가한 4조 7910억 원이다. 반면 차입금 규모는 8.5% 감소한 3조 8190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9720억 원 많은 순현금 상태로 전환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재무구조가 이처럼 개선된 것은 1983년 상호를 국도건설에서 현대전자산업으로 바꾸고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래 처음이다.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해 늘 대규모 차입금을 짊어져야 했고, 그로 인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시절 이후 주인 없는 회사가 돼 채권단 관리를 받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신을 이룬 셈이다.

SK하이닉스의 경영실적이 이처럼 개선된 건 지난해 상반기까지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안정적 성장세를 나타낸 덕분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견조했고 시장 거래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 상황이 변모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현상을 나타내면서 모바일 기기 수요가 둔화돼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출하량이 줄어들고 있고 평균 판매가격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그 결과 상반기 각각 30%와 50%를 상회하던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과 에비타마진율이 4분기에는 22%와 46%로 낮아졌다.

문제는 올해 1분기를 포함해 당분간 이 같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수요와 가격의 하락세가 적어도 상반기까진 반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의 SK하이닉스에 대한 올해 실적 전망치도 최근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SK하이닉스가 제조기술을 고도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DDR4와 3D낸드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단 의지를 세우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조 원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또 현재 8.8% 수준인 배당성향을 2~3년 내에 20%까지 상향하겠다는 주주환원정책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올해 시장 예상처럼 전년보다 부진한 경영실적을 기록할 경우 현금 유출 규모가 현금창출력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창사 이래 처음 맞게 된 순현금 시대가 기대보다 일찍 저물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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