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일 게임으로 상장했던 게임주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더블유게임즈 등 3개사는 게임 하나로 엄청난 실적 성장세를 보여준 뒤 코스닥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상장 이후에는 출시했던 게임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실적이 감소해 주가가 폭락하는 공통적인 모습을 보였다.특히 데브시스터즈와 더블유게임즈는 현재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다. 투자자들에게는 게임 공모주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을 만한 상황이다. 이들을 소위 '먹튀'라고 비난하는 기관들도 있었다.
넷마블게임즈도 지난해 1월 자회사인 넷마블엔투와 넷마블몬스터의 상장을 추진했다. 이들은 각각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라는 게임 하나로 엄청난 실적을 기록했다.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전략도 앞선 3개사와 대동소이했다.
그러던 넷마블게임즈가 돌연 욕심을 버리고 방향을 바꿨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초 3분기 넷마블엔투의 상장을 추진할 생각이었지만 단일 게임을 갖고 상장한 회사들의 경우 상장 후 주가가 들쭉날쭉하거나 혼란을 겪는 것 같다"며 "주주와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라도 추가 라인업을 갖춘 상태에서 상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단일 게임 상장사가 가진 문제점을 정확히 읽고 있었다. 그러나 오너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변화가 빠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기가 식는 속도도 그에 못지 않다. 새로운 게임 출시를 기다렸다가 실적이 꺾일 경우 상장은 요원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서둘렀다.
IPO 업계 관계자 대부분이 자회사 상장 연기에 의문을 표했지만 결국은 방 의장의 판단이 적중했다. 자회사들의 게임 라인업을 대폭 추가한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넥슨에 이어 처음으로 국내 게임사 중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회사로 등극했다. 영업이익은 2200억 원을 넘겼다.
현재 주관사 선정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기업가치는 10조 원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거두는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이 5조 원을 웃도는 것과 대조적이다. 거품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리니지 등 기존 대표 게임에만 의존하는 엔씨소프트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넷마블게임즈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다. 넷마블게임즈의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엔씨소프트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투자자까지도 고려한 방 의장의 결단에 공모주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이런 기업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은 국내외 증권사들이 주관사 멘데이트를 받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지막까지 과욕을 부리지 않고 발행사와 주관사, 투자자까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딜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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