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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웃는 브라질 국채, 본격 반등 vs 손절 기회 정치 변수가 최대관건…통화정책 등 경제변수도 변화 조짐

이승우 기자공개 2016-03-10 06:20: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9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끝 모르게 추락하던 헤알화 가치가 급등 전환하면서 브라질국채 투자자들의 시름이 한풀 꺾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원/헤알 환율은 반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말과 올해초 브라질 국채 신규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20%에 가까운 수익을 거두게 됐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최근의 헤알화 가치 반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헷갈린다. 그동안의 추락에 따른 본격 반등이 시작됐으니 추가 수익의 기회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반짝 상승을 틈 타 손절에 나서야 할지 전문가들의 여건도 엇갈리고 있다.

◇정치 이슈 관건, 경제 변수도 변화 조짐…헤알화 환율 바닥권 형성

지난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GDP)는 -3.8%로 25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 지난 달 무디스는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낮추었다. 국가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두단계 낮추는 건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이슈가 생기면서 브라질 국채의 극전 반전이 이뤄졌다. 룰라 전 대통령의 비리 문제로 그의 후계자인 호세프 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제기된 것. 경제적 이슈보다 정치적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브라질 국채 수익률이 반응한 것이다.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브라질 통화의 경우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나 근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털과 정치 리스크에 동조된다"고 말했다.

사실 경제 변수도 기존과는 다른 변화의 조짐이 생기고 있다. 브라질의 수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진정됐고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상대적인 위험자산인 브라질 국채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

환율을 제외한 채권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변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추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했던 브라질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 지난 2월 브라질 정책당국은 '경기침체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둔화되면서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브라질물가 상승률 10%중 4% 이상이 전기와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것"이라며 "경기 침체와 더불어 브라질 정부부채의 이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 가격과 헤알화 가치가 동시에 오르면서 최근 한 달 사이 브라질 국채 투자 수익률은 20%에 달하고 있다. 같은 기간 원/헤알 환율은 290원대에서 320원대로 올라섰다.

헤알화환율
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단위: 원

◇본격 반등 or 손절 기회

경제적·정치적 이슈가 맞물리면서 브라질 국채 투자 수익률이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은 브라질의 악재가 대부분 반영됐다면서 브라질 국채 분할 매수를 권하는 대표적인 증권사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통화정책 변화가 가시화할 경우 현재의 15%대 국채금리 수준은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현재가 브라질 국채 매수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는 "원/헤알 환율 280~319원 정도의 환율은 악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라며 "원/헤알화 환율 추가 하락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국채 판매의 쌍두마차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오히려 신중하다. 최근의 헤알화 가치 반등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브라질 국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이머징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브라질 통화 역시 단기에 강세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이러한 국면이 중장기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며 "원자재 수요의 급등 국면도 아니고 6월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어 헤알화에 대한 보수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정의민 연구원 역시 "브라질의 재정·정부부채 리스크가 높은 상태고 내수 경기 회복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가운데 최근 정치 리스크가 재차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브라질 채권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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