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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재앙된 '브라질 프로젝트' 환평가 손실로 1894억 적자..신규 수주 3분의 1 토막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25 08:55: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기회의 땅으로 여겼던 브라질에서 쓴 맛을 봤다. 현지 환율 급락으로 철도 부문 수익 구조가 무너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 발주가 지연되는 등 올해 시장 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3조 30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익이 1929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4분기에만 2112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현대로템

실적 악화의 주범은 바로 철도 부문이었다. 철도부문 4분기 매출은 1조 4869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철도 부문은 4분기에 1894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현대로템 손실 총액 중 90% 가량이 철도 부문에서 발생한 셈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을 받았던 브라질 전동차 프로젝트가 현대로템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3년 브라질 상파울루주 교통부와 4500억 원 규모의 상파울로 교외선 전동차 240량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2003년 브라질에 첫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했고, 10년 간 공을 들인 끝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현대로템은 이후 브라질에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등 추가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까지 브라질 생산법인에 투입한 자금만 100억 원에 달한다. 브라질 법인을 신규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아 중남미 인근 국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한 현지 파트너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브라질 프로젝트도 삐걱대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컨소시엄 파트너가 브라질 현지 생산업체에서 현대로템 브라질 법인으로 변경됐다.

내부 문제를 수습하자 이번에는 외부 돌발 변수가 터졌다. 원유 가격 하락과 정치 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헤일화 환율이 곤두박질쳤다. 투자가 이뤄진 2013년 1헤알 당 600~7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이듬해 500원 벽이 무너졌다. 작년에는 헤일화 가치가 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헤알화 환율 급락은 현대로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계약 당시와 비교해 헤일화 가치가 반토막이 나면서 물건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적자 수익구조가 만들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경우, 현지 임금 정도를 제외하면서 원가 기초가 되는 환율은 미국 달러나 원화"라며 "생산 원가는 그대로인데 환율 문제로 인해 물건을 팔고 받을 수 있는 수익이 절반 정도로 준다면 당연히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헤일화 가치 급락으로 브라질 상파울루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당장 지난해 4분기 1800억 원 가량을 공사손실충당부채로 잡고 손실처리했다.

향후 수익성 기반이 되는 신규 수주 물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도 향후 철도 부문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작년 신규 수주 총액은 1조 2686억 원에 그쳤다. 전년도 4조 1180억 원과 비교해 거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 침체 여파로 철도 부문 수주액도 1조 원 가량 줄었다.

현대로템은 내실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철도 부문은 수주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기존시장 기반을 강화하고 신규시장 진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실적 이슈였던 브라질 프로젝트 손실을 작년에 모두 털어낸 만큼 향후 적자폭이 더 커질 우려는 없다"며 "다만 해외 신규 수주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 잠재 불안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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