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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KB·한국 '3파전' 2라운드 양상..승자는 대우증권 인수전 트라우마…KB·한국금융지주 '초긴장'

김시목 기자공개 2016-03-23 08:49: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1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자부활전' 성격이 짙던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간 현대증권 인수전이 미래에셋증권의 등장으로 다시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지난해 대우증권 쟁탈전의 2라운드 양상으로 급변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LK투자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 중인 박현주 회장이 금주 초 귀국하면 본입찰 예정일(25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탈락한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간 2파전으로 '패자부활전' 성격이 짙은 것으로 봤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참여 의지로 다시 한번 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의지가 높은 만큼 공수표에 머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작업 과정에서 현대증권까지 염두하고 있음을 알린 것은 결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 대목"이라며 "특히 10조 원 이상의 자기자본 확보에 목을 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공세적인 모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대우증권 본입찰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인수가로 2조 4513억 원을 제시하며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한발짝 더 근접한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각각 2조 2000억 원대와 2조 1000억 원대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대우증권에 이어 다시 눈독을 들일 만큼 현대증권의 매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들이 가진 0.13%를 포함 총 22.56%다. 시장 가치는 3400억 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6000억~6500억 원 가량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로 자기자본이 6조 원에 달하게 됐지만 3조 원을 넘는 현대증권 인수까지 성사시킨다면 글로벌 IB에 한층 더 가까워 질 수 있다"며 "핵심은 2조 원도 넘었던 대우증권보다는 훨씬 싼 가격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점증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의지와는 달리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상흔을 입은 두 유력 후보는 긴장하고 있다. 또다시 경쟁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등장이 적정하게 산출되던 현대증권의 몸값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전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복병 정도일 뿐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뽑히지 않았다가 막판 저력을 보였다"며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 역시 대우증권 인수전과 같은 구도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는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외에 국내외 PEF인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모두 6곳이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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