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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추락한 ELS 대안으로 전단채 뜬다 만기 1년 이내로 짧고 판매마진 250~300bp 달해

이상균 기자공개 2016-03-28 09:27: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4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던 ELS의 인기가 주춤해지자 그 공백을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 전단채는 만기가 1년 이내에 불과하면서 수익률이 연 3~4%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증권사에게 돌아가는 판매마진은 ELS의 3~4배 수준에 달한다. 다만 전단채의 주요 발행처인 분양시장의 침체가 불안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24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전단채 발행액은 168조 9000억 원을 기록해 최초로 연간기준 1000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전단채 발행이 시작된 2013년에는 58조 1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 476조 3000억 원, 지난해 994조 8000억 원으로 매년 발행액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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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는 주로 단기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발행하고 있다. 일례로 신도시에 아파트를 건설 중인 건설사들이 토지를 담보로 전단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나중에 아파트 분양대금이 들어올 때마다 전단채 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건설사들이 발행한 전단채는 우선 증권사들이 PI(자기자본 투자)를 통해 인수한 뒤, 일정 마진을 떼고 일반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수익률은 신용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전단채 신용등급은 보통 A~AA급 수준이다. 간혹 BBB급 전단채가 등장하기도 한다. 금리는 AA는 2.4~2.8%, AA는 3% 초반대, BBB는 4%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전단채의 80% 이상이 증권사의 매입약정이 들어가면서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되는 금리는 1%포인트 이상 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입약정이란 전단채 발행사가 상환 의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이를 대신해주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가 리스크를 낮춰주는 대신, 수익률도 낮아진 셈이다.

증권사들이 전단채 발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의 하락으로 ELS 인기가 하락하면서 대안으로 전단채를 지목하고 있다. 때마침 지난해 부동산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전단채 발행 수요도 급증했다.

전단채 만기가 대부분 6개월 미만으로 ELS(만기 3년)보다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전단채 발행잔액은 36조 6900억 원으로 이중 만기가 30~89일이 42.7%(15조 6560억 원)를 차지했다. 이어 1~10일이 11조 5356억 원으로 31.4%, 11~29일이 8조 5559억 원으로 23.3% 등이다. 만기가 180~365일은 고작 9억 원에 불과했고 1년 이상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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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챙기는 수익도 쏠쏠하다. 전단채의 발행 금리는 보통 6~7% 수준으로 증권사가 이를 인수해 마진 250~300bp를 챙긴 뒤,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ELS 판매마진이 평균 70bp 안팎인 것에 비해 3~4배 많은 수준이다.

더욱이 전단채 만기는 길어야 6개월을 넘지 않기 때문에 자금회전이 빠른 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제한된 기간 동안 판매보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판매마진이 워낙 높기 때문에 최근에는 시중은행들도 전단채 판매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고액자산가들에게 유동자금 중 일부를 전단채에 투자하도록 권하곤 한다"며 "다만 리스크를 고려해 신용등급 A 이상의 전단채만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단채 급증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주요 발행처였던 부동산 분양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전단채 투자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점, 증권사가 챙겨가는 판매보수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보다 만기가 짧아 투자리스크는 낮지만 아파트 분양시장의 악화가 전단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판매마진이 워낙 높다보니 전단채 판매에 매달리는 증권사 지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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