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14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의 자가점포 활용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은행채 발행한도도 늘어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은행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대부분 지난해 8월 발표한 '은행의 자율성·책임성 제고방안' 등 금융규제개혁 발표사항을 제도화한 내용이다. 부동산 활용이나 자본확충 등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 은행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우선 업무용 부동산의 임대면적 제한을 폐지하는 등 부동산 운용 규제를 전면 개선했다. 현행법에서는 임대가능 면적을 직접 사용면적의 9배 이내로 제한해 뒀는데 당국은 임대면적 규제를 폐지했다. 점포규모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그 외의 공간은 임대를 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은행이 소유한 건물 100평 중 최소 10평은 점포로 사용해야만 해 임대면적은 90평으로 제한됐는데, 앞으로는 50평을 증축해 140평을 임대로, 나머지 10평을 점포로 사용해도 된다.

은행 부동산 규제 개정 전후 사례 비교

또 내방고객 감소로 은행 점포 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맞춰, 점포폐쇄에 따라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하는 기한도 완화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비업무용 부동산은 임대가 불가능하고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데, 개정된 은행업 시행령에서는 처분기한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고, 처분전까지는 임대가 가능하다. 담보물로 취득한 비업무용 부동산도 처분기한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고 그 기간동안 임대도 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처분전까지 증·개축이 가능하고 전체 면적을 모두 임대 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7278개인데 이중 10~30%가 자가 점포다. 설립연혁이 오래된 은행일 수록 자가비율이 높고 신생은행에 가까울 수록 임대점포의 비율이 높다. 은행별로 경영전략에 따라 탄력적·효율적인 점포운영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겸영업무에 네거티브 규율체계를 적용했다. 기존에 새로운 겸영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법 개정절차를 거쳐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질 예정이다. 수익원이 다변화되고 핀테크와 같은 최신 융합 서비스가 출현하는 등 은행이 변화된 환경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행법규를 개정했다.

은행채 발행한도는 자기자본 3배에서 5배로 상향조정된다. 상환기한을 1년 이상으로 제한하는 조항도 삭제해 단기채 발행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채 발행잔액은 92조 8000억 원이고 자기자본대비 평균 65.4% 수준이다. 당국은 자금조달 시 자율성이 확대되고 만기구조가 다양화돼 은행이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자기자본의 15%에서 20% 이내로 상향조정된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에서 은행체제로 바뀌며 해외진출 시 애로를 겪었다. 법 개정을 통해 해외현지법인 설립 등 신규출자 수요가 발생할 경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 외국은행이 국내지점을 신설할 때 외화자금을 매각할 수 있는 상대방이 한국은행으로만 한정돼 있던 것을 바꿔 한은과 국내은행으로 확대된 내용도 있다. 본·지점 간 장기차입금은 예수금으로 인정하기로 해 예대율 규제 또한 완화됐다.

금융위는 내달 4일 입법예고 기간 종료 후 규개위·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7월 30일부터 해당 시행령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개혁 관련 추가 입법사항은 상반기중 마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