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vs 증권, 일임재산 운용역량은 [ISA 진단] ③은행, 펀드위주 단순운용…증권, 복합자산 배분·리밸런싱 역량 뛰어나
김현동 기자공개 2016-04-28 09:34:1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7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운용과 리스크관리 노하우라 할 수 있다. 신탁형 ISA는 판매사에 관계없이 투자자가 운용을 직접 지시하는 상품이다. 반면 일임형 ISA는 은행 혹은 증권이 직접 운용하는 상품이다. 운용 주체의 운용 역량을 보고 재산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국내 증권회사는 14년의 투자일임 업력을 갖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산관리업은 증권사의 핵심 업무로 자리매김했다. 14년 간의 운용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는 단순히 인력 한 두명을 영입한다고 해서 단숨에 베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식·채권에 대한 운용 경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예금 등 안정성 자산과 달리 투자상품은 종목 선택과 적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리서치센터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는 전문 리서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거시경제 분석에서부터 개별 종목 분석까지 투자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약 1073명(2016년 2월말 현재)에 이른다.
운용 역량의 차이는 은행과 증권사의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은행의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는 초저위험과 저위험의 경우 크게 예탁금 등의 현금성자산과 채권형펀드 내지 ETF 등으로 구성된다. 중위험에서 초고위험까지는 채권형 펀드와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에 비해 증권사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는 거의 모든 투자 자산을 아우르고 있다. 초저위험 유형을 제외하면 국내외 주식·채권형 펀드는 물론이고 헤지펀드와 원자재에서부터 파생결합증권까지 망라한다.
은행의 투자대상 자산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자산에 치우쳐 있는 반면, 증권사는 여러 자산을 복합적으로 운용한다. 그 만큼 증권사가 여러 자산을 운용해본 경험이 풍부하다는 방증이다. 은행은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증권을 판매만 해온 곳이다. 증권사는 펀드를 직접 운용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펀드운용형 랩어카운트 상품을 판매했고 ELS를 직접 발행하는 곳이다. 대표적인 고위험상품인 ELS의 발행잔액은 지난 26일 현재 70조 원에 달한다. DLS까지 포함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100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은행의 경우 ELS를 신탁에 편입한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고 있지만, 발행이나 운용 주체는 아니다.
특히 증권사는 투자일임업이 허용된 2003년 이후 고객 맞춤형 상품인 랩어카운트 상품을 개발하면서 자산 배분 역량을 키웠다(아래 '주요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대표 상품' 참고). 또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별 비중을 조절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 경험도 풍부하다. 일임형 ISA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손실 위험을 방어하는 것이 중요한 상품이다. 그런 면에서 여러 투자일임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해 본 증권사와 은행의 역량 차이는 부정하기 어렵다.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리스크를 헤지하는 역량 면에서 운용경험이 일천한 은행이 증권사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증권사의 투자전문 인력을 영입해서 상품개발 역량을 단기간 내에 따라잡을 수는 있다"면서 "그렇지만 단순히 예금상품을 취급하고 펀드와 파생결합증권을 중개만 했던 곳에서 증권사가 갖고 있는 투자일임에 관한 노하우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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