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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선제적 손실처리 '약' 될까 [건설리포트]'빅배스' 이어 1Q '어닝쇼크'…보수적 회계 적용, 이익 환입 기대감

김장환 기자공개 2016-04-29 08:32:5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8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강화된 회계 준칙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감독당국이 공사 투입원가율 회계 처리를 두고 개별 현장의 주요 정보 공시와 적정성 감사 적용 방침을 정하자 악성 해외 프로젝트의 추가 예정원가를 서둘러 반영했다. 이로 인해 건설부문만 4150억 원대 영업적자를 냈다.

다만 보수적인 회계기준 적용에서 기인한 적자인 만큼 이번 손실 반영이 향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추가 예정원가를 반영한 해외 현장들의 계약 변경 협상이 유리하게 종결되면, 선제적으로 털어낸 손실이 이익으로 환입되는 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빅배스' 단행 후 또 '어닝쇼크', 끝나지 않은 해외 리스크

삼성물산은 지난해 잠재 손실을 한꺼번에 떨어내는 소위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 2조 6856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제일모직과 합병 후 통합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를 재평가하고 우발채무 등을 한꺼번에 반영한 탓이었다.

당시 손실은 건설부문 탓이 가장 컷다. 공기가 지연 중이던 호주 로이힐 마이닝 사업에서만 8500억 원 달하는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사에 대한 공사지체보상금, 호주 정부의 과징금 등이 한꺼번에 유입됐다. 이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 공사 등 여타 악성 프로젝트 손실도 함께 반영하면서 손실이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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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처럼 잠재부실을 대거 떨어낸 덕분에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이 같은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번에도 건설부문의 잠재 손실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 4870억 원, 영업손실 4350억 원, 순손실 5170억 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손실은 건설부문에서 해외 부실 현장 추가 예정원가를 서둘러 반영한 탓이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사우디아라이바 증권거래소 빌딩 건설,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설비 공사 등에서만 1100억 원이 넘는 추가 예정원가를 반영했다. 이외에도 올해 초부터 협상을 벌여왔던 로이힐 부문 손실 역시 추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 강화된 회계 준칙, 선제적 손실 반영…양질 일감 수주 숙제

삼성물산의 해외 현장 공사 손실은 과거 회계기준이었다면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처리가 가능했던 부분들이었다. 과거에는 투입원가율을 이미 초과한 악성 프로젝트 현장이더라도 여타 양호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가리는 꼼수가 가능했다. 손실이 우려되는 현장 손실을 이 같은 방식으로 가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강화된 회계기준으로 더 이상 이 같은 해결책을 모색하기는 어렵게 됐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해 건설 및 조선사들의 회계장부에 쌓여있는 과도한 미청구공사 대금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손실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회계준칙 강화에 돌입했다.

올해 1분기부터는 리스크가 큰 개별 공사 현장들에 대해 공사진행률과 투입원가 등을 공개해야 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의 이번 선제적 손실 반영도 이로 인해 비롯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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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보수적 회계처리 기준에 따른 손실이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손실을 반영한 공사현장에서 지체보상금 등 협상을 유리하게 마무리하면, 선반영한 손실이 이익으로 환입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건설부문에서 보수적 회계기준 적용으로 '어닝쇼크'를 냈지만 이로 인해 당장 2분기부터 계약변경안 확정 여부에 따라 이익이 환입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추가적인 손실 반영이 향후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이 같은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한해 남은 과제는 얼마나 많은 '양질'의 일감을 확보하느냐다. 출발은 일단 나쁘지 않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에만 2조 6080억 원에 달하는 신규 일감을 수주했다. 주택, 빌딩, 지하철 공사, 수력발전소 등 공종도 다양하게 섞여 있고, 국내외 전역에서 골고루 이뤄진 수주란 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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