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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대주주 기업, IPO 무산…거래소 고민 커지네 삼양옵틱스·캐프 줄줄이 연기…코오롱워터, SC PE 매각에 상장 요원

신민규 기자공개 2016-05-04 11:19: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사모투자펀드(PEF) 대주주 기업들의 상장 독려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양옵틱스와 캐프의 상장이 최종 불발된 데 이어 최근 코오롱워터앤에너지마저 스탠다드차타드(SC) PE로 매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장이 요원해졌다.

한국거래소 상장유치팀은 최근까지 PEF협의회를 다니며 대주주가 PEF인 기업의 상장을 적극 독려해왔다. 지난해에는 코스닥 상장 설명회를 통해 PEF 대주주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거래소는 과거 PEF가 소유한 기업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심사해왔다. 하지만 PEF가 쥔 알짜 기업이 IPO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경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장을 적극 권유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실제로 지난해만 해도 보고펀드가 100% 지분을 들고 있는 카메라용 교환렌즈 삼양옵틱스와 IMM PE가 대주주인 자동차용 와이퍼업체 캐프의 스팩 합병이 예정돼 있었다. 성사만 되면 PEF 대주주 기업의 첫 상장 사례로 기록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의 상장은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삼양옵틱스의 경우 코스닥 상장심사 승인을 받고 수요예측까지 나섰으나 코스닥 입성에 실패했다. 당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공모가 밴드 하단에 몰린 영향이 컸다. 캐프 역시 유안타증권 1호 스팩과 합병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연초 침체된 IPO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던 코오롱워터앤에너지마저 SC PE 매각이 유력해지면서 거래소를 한 숨 짓게 했다. 거래소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PE로 넘어갈 경우 상장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보고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2대주주인 SC PE 계열 핀벤처스는 최근 1대주주인 코오롱이 보유한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60% 이상을 인수키로 가닥을 잡았다. SC PE가 35%의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분 전량이 PE에 매각되는 셈이다.

아직까지 PEF가 경영권을 지닌 대주주 입장으로 IPO를 성사시킨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IPO를 진행하게 되면 구주매출이나 신주 발행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우려가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거래소 역시 경영 안정성을 심사 과정에서 중요시 하고 있어 상장 과정에서는 까다로운 면이 다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PEF가 알짜 매물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IPO 시장을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며 "상장을 추진했던 기업이 PEF로 넘어간 점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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