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7년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된 후 해마다 적게는 5200억 원에서 많게는 7000억 원을 배당해 왔다. 특히 지난해 결산에는 당기순이익(6948억 원)을 웃도는 9000억 원을 현금 배당했다.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작년 배당성향이 43.63%, 신한생명이 5.1%인 것과 비교하면 신한카드는 유독 배당성향이 높다.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신한카드의 배당총액은 6조1511억 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총합이 약 8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76%가 배당으로 나갔다. 배당금은 신한카드의 지분 100%를 소유한 신한금융지주에 전액 지급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왜 이런 고배당을 받아온 것일까.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렸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상환권 행사가능기간이 돌아온 상환우선주 1조1288억 원을 전부 매입해 소각했다. 2007년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 인수를 위해 발행한 상환우선주 3조7500억 원 중 미상환된 잔액이다. 이로써 신한금융지주는 LG카드 인수 관련 채무를 모두 청산했다.
신한카드의 9년간의 노고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그동안 신한금융지주에게 지급했던 배당금은 거의 인수대금 상환용으로 쓰였다. 신한카드로서는 LG카드 인수금액(6조6765억 원)의 대부분을 스스로 갚은 셈이다.
순이익의 상당액이 배당으로 나갔음에도 신한카드의 수익기반과 자본은 흔들리지 않았다. 작년에는 순이익 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출했으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8.88%로 업계 평균(27.02%)을 웃돌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에도 1분기 세전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5억 원 늘어난 1892억 원을 기록,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신한카드가 옛 LG카드 인수대금을 자력으로 상환한 데에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의미가 있다. 신한카드 측은 '우리로 인해 나간 돈이니 우리가 갚는 게 당연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신한금융지주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이 있겠지만 LG카드를 승계한 신한카드 임직원들의 부채의식도 깃들어 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을 불러온 한 원인으로 지목된 LG카드는 수년간 회생작업을 거친 뒤 2007년 신한금융 품에 안겼다. 신한카드로서는 싫든 좋든 LG카드의 공과를 떠안고 가야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덕분인지 요즘 신한카드의 행보는 새롭다. 최근엔 홈플러스, GS리테일 등 18개 회사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 동맹(Mobile Platform Alliance)을 출범시켰다. 신한카드의 모바일 플랫폼 'FAN(판)'을 매개로 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다. 단순 결제수단에서 벗어나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한결 홀가분해진 신한카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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