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17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옥시 제품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매대에 있네요?" "남아 있는 제품이 모두 팔리면 빠지겠죠. 옥시 브랜드 제품이 순차적으로 빠지고는 있지만 재고가 있는 제품군 일부는 아직 판매되고 있습니다""원래 쓰던 제품이긴 한데, 옥시라 불안하네요. 사도 될까요?" "그건 고객님의 판단이죠. 근데 가습기 살균제도 아닌데 세제까지 문제가 있을까요?"
롯데마트 잠실점과 홈플러스 잠실점의 세제코너에서 엿들어본 고객과 판촉사원 간 대화 내용이다. 옥시에 대한 국민적 불신 여론 때문인지 많은 소비자들이 '옥시'상품에 대해 한마디씩을 던지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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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잠실에 위치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세제 코너에 들어서자 다양한 옥시 상품이 매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매대엔 옥시의 대표 제품인 '냄새먹는 하마' '옥시싹싹 4 in 1' '옥시싹삭 유리용' '옥시크린 표백제' 등이 진열돼 있었다.
옥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달 초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신규 발주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 업체는 점포마다 남아있는 재고 물량만 판매하고 할인 등 판매촉진행사는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옥시 불매 운동에 대한 국민 여론은 반영하되 금전적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두 업체는 뚝심있게 남은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두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옥시 제품 가운데선 어른 눈높이에 해당하는 곳, 즉 매대 핵심에 위치한 제품도,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원 플러스 원(1+1)'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제품도 있었다.
물론 기업도 땅 파서 장사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옥시라지만 이미 선주문해 쌓아놓은 재고물량을 그대로 떠안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아울러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문제가 있었던 건데, 이를 빌미삼아 옥시의 다른 제품까지 줄줄이 엮어 매대에서 일시에 빼는 것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옥시는 자사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조작·은폐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등 한국 소비자를 기만한 기업이다. 결국 70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수많은 피해자가 나왔고 옥시는 제품을 시판한지 15년, 사망 피해에 따른 유해성 의혹이 제기된 지 5년 만에 공식 사과에 나섰다. 그마저도 진정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아울러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업이다. 각 사의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상품으로 인한 규모는 롯데마트 41명(16명 사망), 홈플러스 28명(12명 사망)이다. 지난달 18일 롯데마트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소비자들에게 공식 사과하면서 100억원 규모의 피해보상 재원 마련을 약속했다. 같은 달 26일엔 홈플러스도 공식 사과했다.
두 기업의 공식 사과가 나온지 만 1달째가 됐고 불매 운동 동참 입장 발표는 2주전에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습기 살균제의 옥시 제품은 두 기업의 점포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사과와 반성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말보단 '행동'이 앞서야 한다. 재고까지 모두 철수하는 것이 두 유통업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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