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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없는' 동국제강의 앞날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16-05-20 08:13:04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9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횡령·배임 및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로 1년째 수감 중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장 회장이 △횡령·배임 전과가 있음에도 또다시 파철대금을 횡령한 점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해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점 △국제종합기계 주식을 적정가치보다 비싸게 매각하는 등 부당하게 사익을 취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부장판사가 판결 이유를 설명하는 내내 자리에 서있던 장 회장은 선고가 끝나자 굳은 얼굴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지난달 최종 변론에서 "기회를 얻는다면 남은 삶을 철강, 동국제강에 헌신하겠다"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한 터. 선고 결과에 적잖이 실망한 듯 했다.

동국제강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년 6개월의 실형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상고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에 위법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파기환송을 결정할 경우 형량이 감경될 수도 있다. 배임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상고 여부를 떠나 장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상고 기각이라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시 2018년까지 장 회장이 없는 가운데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2001년 이후 15년동안 장 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의존해 온 동국제강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공백이 아닐 수 없다.

브라질 일관 제철소인 CSP가 다음달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는 점은 항소심 결과를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장 회장은 CSP를 '한겨울 씨감자'에 비유하며 동국제강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이라고 늘 강조했다. 인생의 전부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항소심에서 무죄나 집행유예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CSP를 방문해 현황을 점검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동국제강이 장 회장의 공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장세욱 부회장 체제를 구축한 건 리더십 부재 우려를 덜어주는 부분이다. 지난해 동국제강 대표이사에 오른 장 부회장은 후판사업 구조조정, 페럼타워 매각 등의 강도 높은 쇄신을 총괄했다. 그 결과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약정을 졸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 향상됐다. 장 회장이 있을 때보다 경영이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모쪼록 동국제강이 장 회장의 경영공백에 흔들리지 않고 지금껏 해온대로 꾸준하게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으면 한다. CSP의 경우 장 회장이 없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원활한 가동 및 운영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장 부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현장 밀착형 경영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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