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배당주펀드 지고, 공모주펀드 '떴다' [상반기 공모펀드 결산 / 총론] 상반기에만 6000억 몰려…채권혼합형펀드 인기에 일조
박상희 기자공개 2016-07-07 06:27: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4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펀드 시장은 가치주펀드와 중소형주펀드, 배당주펀드 등이 번갈아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올 상반기는 공모주펀드가 주도권을 가져갔다. 상반기에만 공모주펀드로만 6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하반기 대어급 상장 거래가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찍부터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공모주펀드로는 6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가치주펀드에서는 5000억 원에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고, 배당주펀드에서도 128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소형주펀드의 경우 281억 원이 순유입되는 등 자금흐름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수천 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인기가 한풀 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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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배당주·중소형주펀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과 펀드 성과와 무관치 않다. 연초 이후 일반주식형 마이너스(-) 3.62%, 중소형주식형(-4.92%), 배당주식형(-0.94%)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가치주펀드는 지난 2013년 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면서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이후 수익률이 주춤하면서 배당주펀드에 자리를 내줬다. 배당주펀드는 2014년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힘입어 엄청난 자금을 흡수했지만 최근 들어 성과 저조로 자금이 빠지는 모습이다. 중소형주식형펀드 역시 최근 몇 년간 중소형주 강세 속에 호황을 누렸지만 제약, 바이오 등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반면 대체로 채권혼합형으로 설정되는 공모주펀드는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 채권혼합형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0.32% 수준이다. 공모주펀드의 알파 수익은 공모주투자로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하반기 공모주 투자 성적에 따라 연말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당초 6월 달로 예정됐던 호텔롯데의 공모가 그룹 이슈로 불발됐지만 하반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넷마블 등의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기다리고 있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는 상당히 낮아진 반면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제일모직이나 해테제과 등 대어급 공모주들이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많아 대어급들이 몰려 있는 하반기 공모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공모주펀드의 인기는 채권혼합형펀드 시장 파이를 키우는데도 공을 세우고 있다. 보통 채권혼합형으로 설정되는 공모주펀드는 보통 채권 투자 비중을 60% 이상으로 가져가면서 일부 주식(공모주)에 투자하는 구조를 취한다. 전체 공모주펀드로는 올해 들어서 60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는데, 채권혼합형의 경우 4200억 원이 유입됐다. 공모주펀드 열풍이 사실상 채권혼합형 자금 유입을 이끈 셈이다.
'IBK가치형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2(채권혼합)' 등이 연초 이후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IBK단기국공채공모주1(채권혼합)', '마이다스단기국공채공모주1(채권혼합)', '칸서스튼튼채권탄탄공모주1(채권혼합)' 등은 각각 700억 원이 넘는 자금몰이에 성공했다.
한편 상반기 대거 자금몰이에 성공한 공모주펀드가 하반기 결실을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 국내외 주식시장을 둘러싼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가 제대로 성사될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PO 거래는 주식시장 흐름에 성패가 달려있다"면서 "한 순간 시장이 얼어붙으면 예정됐던 IPO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성공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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