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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본드 유통금리↑...은행권 조달금리 상승 현실화 코코본드 발행 대기물량 부담 확대…수급 악화 반영

임정수 기자공개 2016-07-18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3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이하 코코본드) 조달 금리가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 유통금리가 크게 올라 거래되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은행권이 코코본드 조달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NIM)이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금융지주·은행, 코코본드 유통금리 급등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채권 장외 유통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가 2015년에 발행한 코코본드가 4.179%에 102억 원어치 거래됐다. 거래 금리는 같은 잔존 만기의 코코본드 민평금리 (채권평가사 평가금리) 3.789% 대비 39bp나 높은 수준이다.

이 채권은 만기가 30년으로 발행 후 10년 후에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최종 만기는 2045년이지만 콜옵션 행사 시기를 실질 만기로 보면 잔존 만기가 9년 가량 남았다. 적정 평가 가격에 비해 상당 폭 할인된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도 민평금리 대비 30~50bp 높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발행한 조건부후순위채의 유통 금리도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코본드의 유통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최근들어 유통금리의 민평금리 대비 스프레드가 계속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코코본드 대기 물량 부담…수급 악화 반영

투자은행(IB) 업계는 코코본드 금리 상승이 1차적으로 은행의 신용도 저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운, 조선 등 한계 대기업 업종의 부실이 확대되면서 충당금 부담으로 은행권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부실 채권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면서 "그에 반해 충당금 설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부실 처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담보 대출 대비 무담보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신용 위험에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코본드의 수급 악화 가능성이 유통금리에 더 큰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수 조 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인 가운데 일반 시중은행도 실적 악화와 부실 확대 영향으로 코코본드 발행 필요성이 커지면서 공급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투자 수요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코코본드 발행이 늘어날 경우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코코본드 투자 가이드라인이 상당히 엄격하다"며 "투자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발행 물량이 늘어날 경우 금리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조달비용 상승·수익성 악화 '악순환'

코코본드 유통금리 상승은 은행권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조달 비용 증가는 은행의 수익성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국내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은 1%대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가운데 코코본드 발행 물량이 많아지고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NIM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대규모 코코본드 발행이 예정된 수출입은행의 경우 역(-)마진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대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등의 코코본드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업 여신 비중이 높은 부산·경남지역 은행들도 부실 여신 처리 과정에서 코코본드 발행을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BIS비율 개선을 위해서는 코코본드 발행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겠지만 조달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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