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19일 13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가 앞으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통해 농협금융과 같은 비상장 은행지주회사도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 및 비상장 은행지주회사가 상각형 및 전환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지주회사들은 금융지주회사법에 조건부자본증권 발행근거가 없어 자본시장법에 따라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은 상장법인에 대해서만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해 농협금융지주와 같은 비상장 은행지주회사는 발행이 불가능했다.

또 바젤Ⅲ 자본인정 요건에 맞는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곤란한 상황이다. 앞서 바젤위원회는 조건부자본증권의 기타 기본자본 인정 요건으로 영구채만 인정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지주회사는 30년 만기로 발행한 후 만기 도래시 만기를 장동 연장하는 형태로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해 왔다. 자본시장법에 영구채 발행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 발행되는 조건부자본증권의 경우 바젤Ⅲ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상장 및 비상장 은행지주회사도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제한이 없도록 법에 발행근거를 명확히 규정했다. 또 조건부자본증권이 주식으로 전환될 때, 주주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합해 금융지주회사법상 주식 보유한도를 넘어서는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지주회사의 주식보유 한도를 초과하면 즉시 초과분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며 "앞으로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정기간 내 금융위 승인을 받지 못하면 초과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농협금융은 앞으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농협금융이 자본확충을 하기 위해선 유상증자와 수익 극대화를 통해 이익잉여금을 쌓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농협금융 단일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유상증자 가능성이 낮고,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이익잉여금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법 상 조건부자본증권 발행근거 규정이 마련되면 향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바젤Ⅲ 요건에 맞는 영구채 형태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다음달 29일까지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실시한다.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0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