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11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전선아시아가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의견차가 다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서 해외기업을 비교기업에 넣고 싶었지만 한국투자증권이 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하면서 논의에 시간이 걸렸다. 해외기업을 지배하는 국내 첫 특수목적법인(SPC) 상장 사례에 걸맞지 않게 주관사가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LS전선아시아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모기업인 LS전선의 공모채 발행을 꾸준히 도왔던 점이 계기가 됐다. 원활한 공모를 위해 하나금융투자도 포함됐다.

문제는 밸류에이션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달 일찌감치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데 한달 넘게 걸렸다.

당초 LS전선아시아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제품구조가 비슷한 중국기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베트남 현지기업의 경우 아직 영세한 수준이었지만 중국의 경우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3%대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국내기업보다는 중국기업이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었다. LS전선아시아의 ROE는 13% 수준이다.

LS전선아시아가 해외 현지법인을 지배하는 국내 첫 SPC 상장 사례라는 점에서도 충분히 명분이 있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공모 흥행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중국기업을 비교기업에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본 것이다. 중국기업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 등을 감안할 때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결국 LS전선아시아는 비교기업에서 해외기업을 배제했다. 국내 기업인 일진전기, 대원전선, 가온전선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주가수익비율(25배)를 적용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3150억~3600억 원.

LS전선아시아 입장에선 다소 아쉬움이 많았던 대목이다. 국내기업만 비교기업에 넣으면서 높은 성장성을 설명하기도 다소 궁색해졌다.

관련 업계에선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다소 안일하게 접근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첫 해외 현지법인 상장의 의미가 퇴색했을 뿐더러 사실상 국내기업을 상장하는 것과 같은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거래소의 해외기업 상장 유치에 발맞춰 해외에서 상장 주관을 잇따라 따내고 있는 모습과도 다소 배치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의 높은 성장성과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서 굳이 비교기업을 국내로 제한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LS전선아시아의 경우 SPC 형태의 첫 상장 사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