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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 돌린 롯데, 비상경영은 '계속' 신동빈 회장 구속 면해..'수사 장기화' 경영 불활실성 여전

박창현 기자/ 장지현 기자공개 2016-09-29 08:01:18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9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다만 여전히 검찰의 칼날이 롯데를 겨누고 있고 비자금 수사 역시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 비상 경영 시국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판사는 29일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판사는 영장실질심사를 가진 뒤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1750억 원 대 롯데그룹 횡령 및 배임 사건의 최정점에 그룹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 회장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에 대한 급여 부당 지원, 롯데시네마 일감몰아주기, 롯데피에스넷 투자 손실 등 배임과 횡령 혐의 사건들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의 주장과 달리 법원은 혐의 내용과 신 회장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검찰의 과도한 법리 적용에도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법조계에서도 줄곧 검찰이 횡령·배임 법리를 무리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오너 일가 급여 부당 지원의 경우, 신 회장이 직접 이익을 취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경영권 유지와 연관시키는 것 역시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롯데피에스넷 증자 참여로 계열사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배임 혐의 역시 단기 성과만 보고 결론을 내렸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법원도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롯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롯데그룹은 창립 70년 만에 총수 구속 수감이라는 최악의 위기 상황은 피하게 됐다. 하지만 롯데 비자금 수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비상 경영 체제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검찰은 롯데 총수 일가의 비리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검찰은 부실 수사와 재벌 봐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영장 재청구 등 즉각적인 추가 대응이 예상되는 이유다.

당장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롯데그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롯데그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수사로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숨은 돌렸지만 롯데의 비상 경영 체제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의 경영진 공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과 함께 한국롯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대가 등으로 30억 원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문경영인 공백도 크다. 그룹 2인자였던 고(故) 이인원 부회장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이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핵심 경영진인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과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은 모두 비자금 수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 사건 등으로 구속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실상 신 회장을 버팀목으로 비상 경영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형국이다. 향후에도 신 회장을 중심으로 관리 중심의 경영이 이뤄진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상장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획득 등 굵직굵직한 현안 처리도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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