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 투자, 결코 도박 아니다" [신생 헤지펀드 분석] ②김태성·윤상우 아우름자산운용 공동대표
강우석 기자공개 2016-10-12 11:01:36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들은 흔히 프리IPO를 비상장주식 투자와 같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열 개 중 한 개 종목에서만 수익을 거둬도 다행이라는 얘기가 종종 나올 만큼 '도박'과 다름없는 투자처로 여겨지기도 한다.김태성·윤상우 공동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두 사람은 프리IPO와 비상장기업 투자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프리IPO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도박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종목을 잘만 선별한다면 공모주에 비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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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Pre-IPO)는 상장 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비상장주식 투자의 일종으로, 통상적으로 1~2년 내에 상장할 수 있는 종목들 중 디폴트 위험이 없는 비상장기업들에 투자한다. 프리IPO펀드의 경우 전체 자산의 100%를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코넥스 주식 등을 섞은 사모 상품들도 다수 조성됐다.
두 대표는 프리IPO와 일반적인 비상장기업 투자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38커뮤니케이션 등 장외주식 사이트를 통해 초기·중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데, 이러한 투자는 프리IPO라고 보기 힘들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에 투자한다고 하면 대부분 초·중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투자 대상인 경우다"라며 "상장이 임박한 프리IPO투자와는 동일하지 않은 개념이며, 초기기업이 정착할 확률도 극히 낮은 만큼 투자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2~3년 동안 바이오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남권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비상장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직원 및 프라이빗뱅커(PB)들 사이에서 비상장주식 열풍이 불었던 이유다.
하지만 투자 성공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비상장주식 투자로는 열 종목 중 한 개에서만 플러스(+) 수익을 거두면 다행이라는 얘기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맴돌 뿐이었다.
그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투자하는 종목들의 상당수는 유동성이 낮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면 "투자자들이 이런 종목을 사면 비상장주식을 중개하는 사람만 이득을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프리IPO, 공모주보다 수익률↑…세컨더리 펀드 있어 유동성 리스크 낮아
두 대표는 프리IPO가 최근 흥행 중인 공모주보다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한다. 공모주의 예상 수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성과가 기대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공모주가 타깃으로 하는 수익률은 10~20% 정도인 반면 프리IPO 중 밸류에이션이 괜찮은 종목들은 최소 50%에서 300%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김 대표는 "VC 쪽에서 프리IPO에 집중 투자하는 게 M&A펀드와 세컨더리 펀드인데, 지난 20년 간의 수익률이 연평균 20%를 상회한다"며 "물론 장외시장에서도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투자 기업에 대한 안목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시장에 비해 외부 시장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이들이 뽑은 프리IPO의 매력이다. 김 대표는 "공모주의 경우 유통시장 영향을 받아 적정가치와의 가격괴리가 상당한 경우가 많다"며 "물론 프리IPO도 수급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펀더멘탈 자체에 투자하는 성격이 굉장히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듣던 송 대표는 지난해 말 상장된 더블유게임즈를 예로 들었다. 더블유게임즈에 프리IPO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수익률을 거둔 반면, 더블유게임즈를 담은 공모주펀드는 손실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송 대표는 "더블유게임즈는 상장이 임박한 시점에 장외거래가가 굉장히 높았다"며 "다수의 공모주펀드들은 더블유게임즈의 상장 이후 시초가가 높을거라 판단해 매입 확약 및 보호예수를 걸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높은 장외거래가와 시장 분위기 영향을 받아 공모가가 높게 형성됐는데, 이 때문에 더블유게임즈를 담은 공모주펀드를 손해를 많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의 시각과 달리 프리IPO의 유동성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IPO 종목은 장내에서만 매도가 불가능할 뿐, 구주 위주로 투자하는 세컨더리 펀드가 많아 유동성 위험이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세컨더리 펀드는 상장이 잠시 보류가 된 프리IPO기업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선호하는 편"이라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에 비해 프리IPO 우량기업의 유동성 위험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끝으로 두 대표는 벤처캐피탈리스트가 프리IPO 투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직종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기업공개(IPO)되는 종목들의 80~90% 정도에 벤처캐피탈 회사가 선(先)투자하고 있고, 심사역들이 해당 회사가 상장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IPO 종목들을 3개월 전부터 지켜본 공모주 매니저하고, 길게는 2~3년 전부터 지켜본 심사역의 시각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느냐"라며 "투자의 깊이가 다를 것이라 보고 있고 이것이 저희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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