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03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6년식 기아차 로체 LX20' 10여 년 전 없는 살림을 쪼개 구입한 첫 애마다. 어느새 주행거리가 20만km를 넘었다. 신차를 구입해 몰았으니 그 동안 해마다 평균 2만km씩 달렸다. 지구 둘레를 약 다섯 바퀴 돈 셈인데, 누구보다 많은 세월을 함께했다. 당시 중고차를 사라는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차를 구입했다. 생애 첫 차를 구경하러 사무실 밖으로 나온 동료들에게 10년을 탈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코웃음을 쳤다. 꼬박 10년을 몰았으니, 그 때 약속을 지킨 셈이다.그 동안 애마에 대한 기억은 ‘오너 드라이버'들이 겪을 법한 사소한 것들이다. 구입 후 한동안 새 차에 잔 기스(흠집)라도 날까 봐 마음을 졸였다. 불안한 마음에 차량용 흠집제거제를 늘 들고 다녔다. 겨울이면 엔진이 상할까 봐 영하의 강추위를 피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 빈자리를 찾아 헤맸다. 서너 번 작은 접촉사고도 있었다. 결혼식 날에는 웨딩카로 썼다. 차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애마는 주인의 집착에서 그렇게 벗어났다.
차량 상태는 아직 양호하다. 소모품 교체 외에 잔고장으로 고생한 기억도 없다. 가끔 대리기사들로부터 승차감이 좋다는 칭찬도 듣는다. 차량 노후화로 인한 연비 저하가 걱정이지만 조금은 더 탈 생각이다. 아직은 바꿀 생각이 없다. 솔직하게 말을 하면 바꿀만한 자동차 브랜드와 차종을 찾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기술은 10년 전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 외제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기능을 장착한 현대기아차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유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사는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다. 이만한 가격의, 이만한 성능을 가진 완성차를 찾기 드물다. 또 언제든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A/S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그러나 많은 장점이 희석됐다. 수입차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안방을 파고든지 오래다. 요즘은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현대기아차의 목을 죄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 단절은 현대기아차를 더욱 고립시켰다. 그것은 독과점 체제에서 일방적인 강매와 다름없다. 다행인 건 현대기아차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티고객' 33명을 포함한 자문단을 구성하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쓴 소리가 달가울 리 없다. 그래도 그 쓴 소리에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도 국내 소비자 10명 중 6명은 현대기아치를 산다. 또 그보다 많은 이들이 현대기아차를 이미 몰고 있다. 많은 이들이 현대기아차와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신혼의 달콤함과 생애 첫 차의 추억을 나눈 친구이고, 어떤 이에게는 생계를 잇는 중요한 수단이다.
어쩌면 최근 현대기아차의 위기는 소통과 교감의 단절이 낳은 허무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현대기아차가 고객들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하는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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