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외국계 IB, 교보생명 자본확충 답찾기 '골머리' IPO·유증 사실상 불가능‥신종자본증권 해외 수요 모집 관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1-10 11:34:2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방안을 주문받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적절한 구조를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보생명은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지만 세 가지 방안 모두 실행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 이미 상장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부진해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얻기 힘든 IPO는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이 당장 유상증자를 추진하기에는 대주주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율 희석과 출자 부담 등을 이유로 고려하는 어렵다. 그나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보험사에 대한 신종자본증권 투자 수요도 충분하지 않은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 1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스트스위스(CS),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4곳의 외국계 증권사에게 '최적자본구조 구성방안'을 주제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했다. 이들은 지난 4일 제안서를 교보생명에 제출했고 9일 프레젠테이션(PT)를 실시한다. 교보생명은 이 중 한 곳의 IB에게 컨설팅 주관사 멘데이트를 부여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등 건전성 규제 강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IFRS4는 보험 자산과 부채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2020년 IFRS4 2단계가 국내에 도입되면 보험사의 자본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생명은 IFRS4 2단계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B들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 IB들의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IPO는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부진해 시도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보험사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8일 종가 기준으로 PBR은 삼성생명 0.82배, 한화생명 0.51배, 동양생명 0.6배, 미래에셋생명 0.43배다. 1배 이상의 PBR도 적용받기가 어려워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교보생명이 거론한 유상증자도 쉽지 않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이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지분율 33.78%)과 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24%)이 절반이 넘는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다. 자금이 부족해 현재 FI들의 지분을 사지 못하는 신창재 회장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해서 신 회장이 자금을 출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주주와 FI가 증자에 자금을 넣지 않는다면 실권주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소화시켜야 하는데 비상장주식을 공모 방식으로 처리하기는 매우 어렵다. 새로운 FI를 구해 3자 배정 방식으로 자본을 늘릴 수도 있지만 기존 FI들도 엑시트(Exit)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설 FI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자본확충 방안은 신종자본증권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투자 수요를 찾기 어려워 발행을 위해서는 국제 금융시장을 찾아야 한다. 국내 원화 시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의 큰 손이 보험사인데 금융당국에서는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서로 보유할 경우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상호 보유 제한을 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수요를 구해야 한다.

해외에 나간다고 충분한 수요를 모집하기는 쉽지 않다. 교보생명은 원화 시장에서 초우량 발행사로 인정받지만 해외에서는 무디스 A1(안정적), 피치 A+(안정적)의 등급을 평정받고 있다. 한국물 발행사들에 비해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싱글 A급 보험사가 10억 달러 이상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충분한 수요를 모으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발행 규모를 늘리면 늘릴수록 금리 부담이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구조를 아무리 짜봐도 적절한 대응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며 "신종자본증권 이외에는 실현될 만한 자본확충 구조가 없다"고 토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