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서 펀드 팔려면 '트랙레코드가 핵심'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 국민은행] ③ 이석희·오인석 팀장 등 펀드 전문가 포진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17 09:53:4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펀드 판매시장에 발을 담궜다. 일찍 시작한만큼 경쟁사에 비해 맨파워나 판매 시스템이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다. 국내 최대 판매 네트워크를 앞세워 트렌드를 추종하기보다는 펀드 시장을 선도한다는 이미지도 강하다.다만 신규로 우수 운용사를 발굴하고 거래 관계를 트는데는 엄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은행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자산운용사 개수는 40여 개로 대다수는 대형사다. 신생 운용사들은 트랙 레코드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국민은행의 펀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게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 펀드 판매 노하우'오래된 만큼 가장 앞선다'..'펀드통' 이석희 팀장 손꼽혀
국민은행 WM그룹 내 펀드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는 부서는WM상품부, WM컨설팅부 등이다. WM상품부는 펀드 라인업을 관리한다. 신규로 판매 관계를 트거나 어떤 펀드의 판매를 개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WM컨설팅부는 추천펀드 업무를 관리한다. 국민은행 라인업에 걸려 있는 수많은 펀드들 가운데 시장상황 및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천할만한 펀드를 소수 재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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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내부적인 펀드 평가모델 체계를 갖고 있다. 이 평가모델이 펀드 라인업과 추천상품 선정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인석 WM컨설팅부 투자전략팀장은 "기본적으로는 제로인 등 펀드평가사 모델과 유사하지만 내부적으로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면서 "정량평가 이외에 정성평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펀드 정성평가는 장기성과, 성과 변동성, 매니저 변경 여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판매사들이 '반짝'하고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트렌드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국민은행은 단기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장기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라인업에 올리지 않는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단기 성과만 중요시하게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장기 성과도 꼼꼼이 살피는 판매사가 늘고 있다"면서 "국민은행은 장기성과뿐 아니라 성과의 변동성, 즉 펀드 성과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여부도 모니터링하는 몇 안되는 판매사 중의 한 곳"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특성 상 업무 로테이션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 업무를 지속적으로 담당하는 게 용이하지는 않다. 운용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펀드 전문가'로 이석희 WM상품부 펀드팀장을 꼽는다. 2004년 국민은행에서 처음으로 적립식펀드를 선보였을 당시 펀드교육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중간에 다른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펀드 업무로 복귀한 상태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국민은행에서 펀드 관련 부서를 총괄했던 신재오 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은 "이석희 팀장은 국민은행이 적립식펀드를 선보였을 당시 창구 직원들이 펀드라는 상품에 익숙하지 않아 직원교육에 힘을 많이 쏟았는데, 주말까지 지방 지점을 돌며 펀드교육을 담당할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며 "국민은행의 펀드 판매 역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의 한 명"이라고 말했다.
추천상품을 담당하는 오인석 WM컨설팅부 투자전략팀장도 자산운용사 등을 거친 펀드 전문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등을 거쳐 2008년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현재 추천상품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 신생운용사, 난공불략 판매사로 국민은행 손꼽아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펀드 판매사로 군림하고 있는 만큼 라인업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시장에서 찾는 수요가 많다고, 다른 판매사에서 큰 인기를 끈다고 무작정 판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역으로 운용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국민은행 펀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은행이나 증권사 등 계열 판매사가 없는 신생·중소 운용사의 경우 수많은 판매사 가운데 국민은행에 펀드를 거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가치투자 대가로 꼽히는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이 대표적인 경우였다. 이 펀드는 2014년부터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국민은행은 2015년 9월 판매를 개시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이 펀드를 가장 늦게 라인업에 올린 곳이 국민은행이었다.
이석희 국민은행 WM상품부 펀드팀장은 당시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를 2년 정도 지켜본 결과 대형주를 70% 이상 편입하고 있는데 꾸준하게 아웃퍼폼을 하고 있는 몇 안되는 펀드"라는 평가를 내놨었다. 판매 개시에 앞서 과거 4~5년 간의 펀드 성과도 면밀하게 살피고, 모니터링 이후에는 직접 회사 탐방을 통해 리스크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에 대한 실사도 진행했다.
국민은행은 펀드라인업에 올랐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추천상품에 올라야 실질적으로 판매실적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의 경우 힘들게 라인업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천상품 목록에 오르는데는 실패했다.
국민은행은 장기 성과뿐 아니라 매니저 변경 여부도 꼼꼼이 체크한다. 매니저가 자주 바뀌는 펀드나 운용사의 경우 성과가 좋아도 국민은행의 신뢰를 받기가 힘들다고 알려져있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생 운용사는 스타 매니저를 영입해서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경우가 많은데, 국민은행은 스타 매니저가 옮겼다고 해서 펀드 라인업이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면서 "신생 운용사에게 국민은행은 리테일 판매사 가운데 가장 뚫기 힘든 채널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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