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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교보생명 컨설팅 포기한 이유는 컨설팅 자문에 불과, IPO 등 추가 딜 나올 확률 적어...실사·자문 비용 부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1-23 12:47: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간스탠리가 교보생명 컨설팅사 선정 관련 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간스탠리는 교보생명이 자본확충을 위한 기업공개(IPO), 신종자본증권 등 다양한 방안들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실사·자문 비용 등을 고려해 이번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 2일 '최적자본구조 구성방안'을 주제로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JP모간, 모간스탠리 등이 RFP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간스탠리는 이들 중 유일하게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생명은 모간스탠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3곳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은 PT에 참여한 증권사를 모두 자문 컨설팅사로 선정했다. 회계법인에서는 삼일PWC가 뽑혔다.

모간스탠리의 불참은 교보생명의 자본 확충 방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RFP에서 자본 확충을 위해 IPO,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등 모든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이 중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안은 없다는 지적이다.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평균 0.6배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다. IPO를 추진한다고 해서 교보생명이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얻기 힘들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도 필요한 상황이라 IPO를 통해 신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도 녹록지 않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의 유상증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신종자본증권이 유일한 방안으로 꼽히지만 수요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무작정 발행 규모를 늘리기도 어렵다.

모간스탠리는 실사·자문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컨설팅사로 선정됐더라도 IPO나 신종자본증권 딜에서 주관사에 포함된다는 조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에서 딜이 나오기를 마냥 기다리다가 투입한 비용마저 회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료 제출 등 교보생명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옛 동원증권)은 교보생명과 IPO 주관사 계약을 1989년 맺었다. 정부가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며 생보사 주식시장 상장 촉진 방침을 밝힌 시점이다. 2009년 이후 생명보험사의 IPO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교보생명 IPO는 안갯 속이다. 당시 계약서도 정부제출용이라 구속력에서 애매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교보생명이 IPO를 한다고 해도 한국투자증권의 주관사 선정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모간스탠리도 교보생명 딜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에서 RFP가 나왔을 때 IPO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컨설팅으로 한정하면서 외국계 IB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뜨겁지 않은 상황"이라며 "모든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것이 교보생명의 입장이지만 아직 회계 처리에 대한 확정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컨설팅을 제공하는 IB들과 회계법인도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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