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 줄인 SK해운, 체질개선 성패는 [Company Watch]보유 선박 86척 중 39척 단기운송계약, 운임하락 직접 타격
이효범 기자공개 2016-11-24 08:23:02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용선을 줄이고 사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대 운영 정책에 변화를 줬다. 용선을 위주로 성장해왔던 전략을 수정하고 용선료 등으로 발생하는 고정비를 줄여 해운시황 악화에도 견딜 수 있도록 체질을 바꾼다는 취지였다.이 과정에서 장기운송계약을 맺지 못한 원유선과 벌크선이 늘면서 운임 하락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선박금융으로 조달한 차입부담도 한층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SK해운이 또 다시 선대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SK해운의 올해 상반기 말 보유선박은 총 86척이다. 탱커선(원유선, 제품선) 25척, 가스선 13척, 벌크선 31척, 벙커링선 17척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장기운송계약이 체결된 선박은 총 47척이고 단기운송계약으로 운항하는 선박은 39척이다. 전체 선박 중 절반 가량이 운임하락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단기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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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운송계약은 주로 벌크선과 탱커선(원유선, 제품선)에 집중돼 있다. 단기운송계약이 체결된 39척의 선박 중 25척은 벌크선이다. 이는 벌크선 31척 중 80%를 웃도는 비중이다.
탱커선 25척 중에서 14척도 단기운송계약으로 운항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형유조선(VLCC) 9척이 포함돼 있다. 2013년~2014년 발주된 원유선이 인도되면서 공급부담이 커진 상태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형유조선 3척을 다른 선사에 대선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원유선과 벌크선 운임도 곤두박질쳤다. 원유선 운임은 올 들어 바닥을 기었고, 벌크선 운임도 2월 한때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영업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탱커선과 벌크선은 SK해운 연간 매출의 절반을 창출할 정도로 주력 부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수익성은 저조한 실정이다.
별도기준 탱커선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544억 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715억 원에 그쳤다. 벌크선부문의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작년 4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467억 원에 달했다. 특히 벌크선부문은 2013년~2015년까지 매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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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아 선박금융으로 조달한 차입 부담도 커졌다. 통상 해운사들이 선박을 직접 구매할 경우 70~100%에 달하는 자금을 선박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선박금융으로 조달한 자금은 장부상 장기미지급금으로 계상된다. 장기미지급금의 상환재원은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흐름이다. 이 경우 계약에 따라 운항하면 장기미지급금을 모두 상환할 수 있다.
SK해운의 2011년 말 장기미지급금은 2조 8363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74.14%인 2조 2030억 원에 대해서는 장기운송계약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매칭시켜 상환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장기미지급금 2조 7804억 원 중 장기운송계약과 매칭한 규모는 1조 9238억 원이다. 장기미지급금 대비 장기운송계약이 체결된 비율은 69.19%로 2011년 말에 비해 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장기운송계약과 장기미지급금 사이에 총 8566억 원의 미스매칭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발주를 늘리면서 공급부담이 확대됐다"며 "당시 해운시황이 저점으로 판단하고 투자를 지속했지만, 업황 회복이 더뎌지자 일부 단기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선박이 시황악화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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