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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평금리 활용도 높아졌지만, 적정성 논란 여전 [채권시가평가 점검]①수요예측 등 가격결정 바로미터…주먹구구식 평정 비판

배지원 기자공개 2016-12-09 13: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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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가평가제도는 1990년대 도입된 이후 회사채 유통시장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도입 후 민평 금리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신뢰를 쌓기는커녕 평가 적정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채권시가평가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 해법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7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간채권평가사의 시가 평가 방법의 효용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민평 금리는 회사채 수요예측 등 채권 가격 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았지만 시장의 신뢰는 그다지 높지 않다. 금융당국의 개선 지시와 몇 번의 평가방법론 변경에도 채권시가평가의 적정성 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일관된 기준없이 주먹구구식 평정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채권시가평가는 채권의 가치를 현재의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민간 평가사는 매일 장 마감 후 개별 채권의 가격을 매겨 공개한다. 채권 거래가 많지 않을 때는 채권의 가격이 불분명해진다. 이 때문에 민간채권평가사의 적절한 근거에 기반한 정성적 평가가 절실해 진다. 합리적 평가채권가격 정보의 공시는 채권 유통시장을 활성화하는 기반이 된다.

우리나라 채권시가평가제도는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의 조건 중 하나로 도입됐다. 실제 채권시가평가는 시장가격 정보를 통해 회사채 시장 발전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메이저 민간평가기관은 한국자산평가, 나이스피앤아이, KIS채권평가가 있다. 여기에 FN자산평가가 후발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민평 금리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그다지 높지 않다. 민평 금리가 시장 가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의 시각이 많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민간 평가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채권평가사들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채권평가가 적절히 돌아가고 있는 지를 근본적으로 들여보겠다는 의도였다. 채권평가사들이 자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의도적으로 민평 금리 활용도를 꾸준히 높여왔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민간 평가사 금리 평균을 기준으로 희망 금리밴드를 제시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한 장본인이다. 채권시가평가 적정성 논란에 있어 금융당국 역시 어느정도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

일단 시장의 비판은 정확한 모델이나 방법론 없이 상황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다보니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데 집중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민평 금리가 등급 변동에 따라서만 움직이거나, 유통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통이 이뤄져도 수익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호가만 제시된 경우에도 이를 금리에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채권평가사가 메긴 금리가 이해관계자의 한 마디에 바뀌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거래하는 매니저들의 성과는 민평금리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매니저들은 민평금리가 시장가격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거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평가사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때 평가사에서 추가로 유통 상황을 반영해 발표한 금리를 정정하는 일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한 마디로 민평사 스스로 금리 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 이러한 경우 때문에 민평 금리를 불신하는 시각이 더 커지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민간평가사은 유통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도 호가가 시장 가격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입장에서 시가를 메긴다. 또 거래가 이뤄져도 실제 시장가격과 괴리가 있는 거래라고 판단하는 경우는 반영을 유보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매월 1회 4개의 민간평가사 중 오차범위가 큰 평정에 대해서는 평가 이유를 밝히도록 하고 있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평가사 별로 시장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고,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는게 더 정확한 가격을 도출할 수 있다"며 "금투협의 감시 방법은 평가사의 자율적인 평가를 저해하고, 일률적인 평가를 내리도록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배경으로는 발행시장에서 민간평가사에 지불하는 체계가 없어 수익성이 낮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 밖에도 평가 인력이나 업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잦은 인력 이동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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