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면죄부 얻었지만' CJ의 이미경 딜레마 검찰, 퇴진압박 관련 강요미수죄 적용…정치 이슈화 '부담'

박창현 기자공개 2016-12-13 08:22:3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2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최순실발 탄핵 정치 태풍의 한가운데 다시 서게됐다.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이슈가 대통령 탄핵과 형사 기소로 비화되면서 다시 한번 온 국민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여타 대기업과 달리 정권의 탄압을 받은 피해자로 비춰지면서 동정 여론과 면죄부를 얻은 모양새지만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이재현 회장 복귀 후 재도약을 위한 준비에 분주해야할 시점에 다시 정치 변수에 휘말리면서 추진 동력을 잃는 것은 아닌지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 측과의 법리 다툼과 오너 일가의 증인 출석 등 향후 행보 자체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1일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수사 결과에서 단연 이목을 끄는 것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 압박과 관련된 검찰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퇴직 압박을 한 당사자인 조원동 전 경제수석에 대해 강요 미수 혐의를 인정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도 밝혔다.

결국 박 대통령과 조 전 수석,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이 연루된 이미경 퇴진 압박 사건은 강요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향후 좌가가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

표면적으로 검찰의 판단은 CJ를 확실한 피해자로 규정한 모습이다. 조 전 경제수석과 박 대통령이 공모해 '(이 부회장이)사퇴하지 않으면 큰일이 벌어진다'는 취지로 얘기하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를 검찰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지만 재벌들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부역자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CJ만큼은 최소한의 면죄부를 얻은 형국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말마따나 군부 정권 때나 있었던 퇴진 압박을 당하며 회사 경영에 타격을 입었다는 동정 여론도 등에 업을 수 있다.

하지만 CJ그룹의 속내는 훨씬 복잡해 보인다. 이재현 회장 사면 복권 후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야할 시점에 다시 한번 정치 이슈의 중심에 서게되면서 내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J그룹은 이재현 체제 들어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장인 이재현 회장이 법률 이슈에 휘말리면서 최근 4년 간 사실상 길고 긴 암흑기를 보내야만 했다. 올해 이 회장이 사면 복권되면서 CJ호는 비로소 재정비와 재도약을 꿈꿨다. 이를 위해 내년 역대 최대인 5조 원 대 투자를 집행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중장기 비전 수립과 오너 부재 기간 누락된 투자 계획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이 때, CJ그룹이 헌정 사상 가장 첨예하고 민감한 정치·법률 이슈에 휘말리면서 추진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대통령 탄핵과 강요 미수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CJ그룹과 이미경 부회장은 계속 최순실 블랙홀의 중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다. 수년 간 준비해온 K컬처밸리 프로젝트까지 특혜 의혹으로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다른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낼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정치 쟁점화로 인해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활동 반경 역시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외 행보 자체가 정치적 은유로 덧씌워져 오해를 불러일이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손경식 회장의 경우, 특검 소환과 법원 출두 등 추가 증언이 불가피하다.

실제 CJ그룹 내부적으로도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이슈가 장기화되는 것을 가장 우려해왔다. 재도약을 준비해야할 시점에 오히려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결과적으로 퇴진 압박 사건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면서 탄핵 정국 하에서 CJ그룹은 운신이 폭이 굉장히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 CJ 사건 관련해서 증인 소환 등 추가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경영에 전념해야할 시기에 CJ그룹 내부적으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