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6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 2M 가입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선박 공유'보다 결속력이 낮은 '선복 교환'이라는 이유로 반쪽가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해 주간 선복량을 2만 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2만 5000TEU로 늘렸지만 계약 기간인 3년간 선복 신조가 불가해 성장성이 제한된다는 우려다.2M은 현대상선의 선복량을 묶어둔 다음 경쟁력이 떨어지면 추후 인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앞서 2M이 계약 기간을 10년으로 제안했던 이유도 이처럼 풀이됐다. 덩치 차이를 이용해 현대상선에 불리한 조건을 요구해도 아쉬운 건 현대상선이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던 현대상선은 만족스럽지 않은 조건이지만 2M과의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3년 카드를 꺼냈다. 통상 5~10년으로 맺는 다른 얼라이언스보다 짧게 계약을 맺어 성장에 발목이 묶이지 않도록 했다.
현대상선은 그 기간 동안 안정적인 선복량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적자를 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사업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유동성을 개선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2M과 협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계약서에는 현대상선이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 3년 후 2M과 선박 공유 수준으로 얼라이언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조항도 있다.
계약 기간 동안 선복량이 2만 5000TEU로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 매년 3분기 선복량 조정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현대상선이 경쟁력만 갖추면 선복량을 늘릴 수 있다. 선박 신조 불가 조건도 2M과 계약을 맺은 미주·구주 노선에만 해당된다. 전체 노선 중 이를 제외한 45% 노선에는 언제든 신조를 띄울 수 있다.
또한 현대상선은 2018년 일본의 3대 해운사가 컨테이너 부문을 통합하면서 해운 시장 재편이 예고됨에 따라 이후의 상황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최근 2년간 글로벌 해운사 톱 20위 중 8개가 합병·퇴출되는 등 최악의 해운 불황과 공급 과잉으로 인해 해운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로 남게 된 현대상선은 글로벌 합종연횡 사이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대상선은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해외에서의 신용이 전무하다고 평가했다. 2M과의 얼라이언스가 없다면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던 회사에 짐을 맡기는 화주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한진해운 사태로 한국 해운업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말이다.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얼라이언스인 2M과 협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영업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3년간의 성과로 반쪽짜리 얼라이언스 가입이라는 오명을 벗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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