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9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요일인 지난 17일 오후 7시. 어둠이 짙게 깔린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 앞에는 자동차 12대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깜박이고 있었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발표를 기다리던 후보업체들은 연신 마른 침을 삼켰다. 이윽고 8시쯤 10개 기업에 각각 비보와 낭보가 전해졌다.희비는 갈렸지만 면세업계에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정치권의 공세를 풀어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이번주 수요일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천홍욱 관세청장을 불러 면세점 추가 특허권 발급 경위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올해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뒤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추가 계획을 밝힌 터라 롯데면세점은 안심하기 어렵다.
안타까운 점은 롯데면세점의 소극적 대응이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현장 취재진을 보고도 관세국경관리연수원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현대백화점·HDC신라 등 4개 대기업 대표가 즉석 인터뷰를 자청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들은 심사과정의 투명성 논란을 의식한듯 심사장의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는 복잡한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는 다소 민감한 질문을 받기도했다.
물론 롯데그룹은 현장 인터뷰가 의무 사항이 아니었으며, 신 회장이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함으로써 면세점 특혜 의혹을 해소했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관세청이 4개 사업자를 발표하면서도 선정업체의 부정·비리가 드러나면 특허를 취소하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에 향후 후폭풍 가능성은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은 지난 9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탄핵안에는 롯데가 재단에 출연한 70억 원이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뇌물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면세 특허권 획득 직후에는 자료를 내고 "1300여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로 복귀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1위를 넘보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은 분명 자축할만한 성과지만 의혹을 떨쳐내기 위한 적극적 입장 표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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