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동서발전 IPO, 외국계 IB 예고된 외면 과도한 수수료 욕심, 비중 낮춰도 시큰둥…글로벌 투자자 모집 난항 예고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30 08:37:33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9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남동발전에 이어 한국동서발전 기업공개(IPO)도 철저하게 외면했다. 평가 항목에서 말 많던 수수료 비중을 낮췄지만 여전히 국내 증권사가 제시하는 박한 수수료에 맞춰야 한다는 데 반발심리가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남동발전에 이어 동서발전도 외국계 주관사 없이 IPO를 진행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글로벌 투자자 모집에도 애를 먹을 가능성이 크다.동서발전은 지난 23일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하고 본격적인 IPO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남동발전 대표·공동 주관사로 선정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도 RFP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안서 제출은 내달 3일까지다.
동서발전은 밸류에이션과 수수료 항목의 배점을 남동발전 때보다 5점씩 낮췄다. 수수료 배점이 높아 증권사간의 경쟁이 과도하게 전개돼 수수료 덤핑이 지나치게 전개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다. 남동발전 때 외국계 증권사들이 대거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 주관사 선정 당시 외국계 증권사는 HSBC 한 곳만 제안서를 제출해 외국계 주관사 선정은 결국 유찰됐다. 공기업 딜 특성상 공개·경쟁 입찰이 성립돼야 하는데 한 곳만 제출할 경우 경쟁 입찰로 인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서발전은 수수료 배점을 낮추면서 기업공개 주관실적 기준을 3년 간 국내 공모금액 1000억 원 이상에서 기간을 5년으로 늘렸다. 제안서를 받을 외국계 증권사의 모수를 늘려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남동발전은 제안서를 냈던 HSBC를 비롯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치증권, JP모간에만 RFP를 뿌렸다.
반면 동서발전의 기준을 적용하면 다이와증권, 골드만삭스, BOA메릴린치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와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생명 IPO 공동 주관사, 골드만삭스는 2014년 삼성SDS 대표 주관사 트랙레코드가 있다. BOA메릴린치는 2013년 현대로템 딜에서 도이치증권과 함께 공동 주관사로 활약한 바 있다.
다만 동서발전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증권사들은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점을 낮추더라도 수수료를 가장 낮게 쓸 경우 25점을 획득해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수료 배점 산식이 최저 제시수수료율을 증권사가 제시한 수수료율로 나눠 계산하는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최저 수수료를 제시하면 분자와 분모가 같아져 무조건 만점을 받는다.
동서발전은 남동발전과 마찬가지로 대표 주관사 국내 1곳, 공동 주관사 국내외 각각 1곳씩 선정할 방침이다. 외국계 증권사는 공동 주관사로만 참여할 수 있는데 이 때 수수료는 대표 주관사가 받는 수수료와 동일한 수준을 받게 된다. 남동발전 입찰에서 대부분 수수료가 20bp 수준에서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IPO 딜의 경우 상주인력과 비용 등을 고려하면 최소 80bp 이상의 수수료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HSBC는 남동발전 제안서에 수수료를 80bp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가 가장 중요한 잣대인 발전 공기업 딜에 남동발전에 이어 동서발전에도 외국계 증권사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두 딜 모두 외국계 증권사 없이 딜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외국계 주관사들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배점을 낮췄지만 국내 증권사의 경우 어떻게든 딜을 따내야 하기 때문에 동서발전 딜도 수수료는 박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가 절대적인 잣대로 작용하는 공기업 IPO 딜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참여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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