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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3대 숙원' 이뤄질까 [신탁업 활성화] ⑨불특정금전·집합운용·아웃바운드 영업 요구…"타권역 갈등사안 수용 어려워"

김현동 기자공개 2017-01-02 09:01:45

[편집자주]

신탁업 시장이 700조 원을 돌파했다. 최근 6년간 신탁수탁고 성장률은 총 82%, 연평균 11%나 된다. 같은 기간 펀드시장의 성장률이 총 27%, 연평균 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탁업 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신탁업은 특정금전신탁과 금전채권신탁 위주로만 성장했다. 종합 재산관리서비스라는 신탁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부터 신탁업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신탁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신탁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이슈들을 점검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1: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탁업 활성화와 관련해서 은행권에서 줄기차게 요구해 온 3대 요구사항이 있다. 불특정금전신탁의 재허용과 신탁의 집합운용 허용, 아웃바운드 영업의 허용 등이다.

신탁업 개선 TFT에서도 신탁업법 분리 주장과 신탁법 상의 '운용'에 대한 해석 논란 등의 형태로 요구사항이 표출됐다.

신탁업법 분리 주장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정 이전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이 감춰져 있다. 신탁업법은 2009년 통합 자본시장법 제정으로 폐지됐다. 불특정금전신탁은 2003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제정되면서 2004년 1월부터 신규 수탁이 금지됐다. 은행에 불특정금전신탁을 재차 허용해준다는 것은 형식적으로는 자본시장법 제정 이전인 2003년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신탁업은 은행만 겸영할 수 있었다.

'불특정금전신탁'이란 고객이 자산의 운용방법을 지정하지 않는 신탁을 말한다. 위탁자가 신탁재산의 운용대상이나 방법 등에 대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수탁자가 재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집합투자기구처럼 일임 운용이 가능하다. 반면 신탁은 집합투자기구와 달리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다. 위탁자와 수탁자 간의 개별 맞춤성 계약 관계에서 보호할 투자자가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 등으로 인해 신탁업 개선 TFT에서는 신탁업법 분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특정금전신탁 허용과 맞물려 있는 것이 신탁의 집합운용 허용 이슈다.

신탁업은 자본시장법 내에서 금융투자업의 하나로 편입돼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손실의 보전이나 이익 보장이 금지된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04조). 이와 함께 집합운용이 금지된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09조 제3항 제5호).

은행권에서는 금전신탁과 집합투자기구 간 경제적 기능에 있어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금전신탁의 집합운용을 금지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소액 위탁자의 신탁상품 접근성이 차단된다고 주장한다. 금전신탁의 집합운용이 허용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도 유언대용신탁 등 특정한 신탁목적의 달성에 한해서는 집합운용을 허용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탁업 개선 TFT내에서 신탁법의 '운용'을 집합운용으로 확대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신탁법은 수익자의 이익이나 신탁목적을 위하여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운용·개발 등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신탁법 제2조).

은행권의 신탁업 관련 3대 숙원 과제 중 마지막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영업'이다.

아웃바운드 영업이 허용되면 다른 권역에 비해 고객 접점이 가장 많은 은행 입장에서 신탁 영업 활성화가 용이하다. 그렇지만 개별 고객의 재산상황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맞춤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신탁계약을 금융회사가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부당권유' 등의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신탁업 관련 3대 요구사항은 오래 전부터 줄기차게 얘기됐던 사안"이라면서 "다른 권역과 갈등이 있는 경우에는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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