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02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신탁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연말연초 조직 개편을 통해 본부를 그룹으로 격상시키며 사업 강화를 위한 체제 전환에 돌입했다. 고령화·저금리 시대에 신탁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커지자 시중은행들의 앞다퉈 이를 대비하는 모습이다.◇시중은행, 잇따라 신탁본부 그룹으로 '격상'
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연초 조직 개편을 통해 신탁사업본부를 신탁연금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7월 조직개편에서 신탁영업 강화를 위해 신탁사업본부 내 신탁부를 신탁사업부와 신탁운용부로 분리한 바 있다. 금전신탁은 신탁운용부에서, 재산신탁은 신탁사업부에서 맡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이었다. 이에 따라 신탁사업본부는 신탁사업부, 신탁운용부, 투자자산수탁부, 연금사업부 등 4개로 나눠졌다.
신한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4개 사업부로 이뤄진 신탁사업본부를 신탁연금그룹으로 격상시키며 힘을 실었다. 신탁연금그룹장은 2015년 초 연금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낸 바 있는 박우혁 부행장보가 맡는다.
신한은행에 앞서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기존의 신탁본부를 확대개편한 신탁연금그룹을 새롭게 만들었다. 신탁부와 수탁사업부 등 2개 부서로 이뤄진 기존 신탁본부에 중소기업금융그룹 소속이던 퇴직연금사업부를 합했다.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금전신탁에 이어 퇴직연금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신탁 상품을 위탁판매하는 것을 넘어 별도의 상품개발팀에 8명을 배치해 새로운 신탁상품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신탁본부를 사업단으로 격상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지난해 부산은행이 신탁부를 신탁사업단으로 확대 개편한 바 있다.
◇"저금리·고령화시대, 신탁 잡아라"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신탁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고령화·저금리 시대에 신탁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은행권 신탁계정 수탁잔액은 348조 원을 웃돌고 있다. 2012년말 202조 원에서 매년 평균 30조 원 가량 늘다가 올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신탁 수수료 이익도 증가세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IBK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5개 은행의 지난해 3분기 신탁 수수료 이익은 17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억 원 늘었다.
자산이 많은 고령층의 경우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은행에 자산을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퇴직연금 신탁과 같이 중도에 해지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지 않는 신탁 상품도 늘고 있어 상품 가입을 그대로 유지하는 고객이 많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신탁연금본부가 다소 지원부서의 성격이었다면 이제는 격상된 그룹으로서 달성해야 할 비전과 목표를 갖게 됐다"며 "그만큼 적극적으로 신탁 사업을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탁 비히클을 활용하면 만들지 못하는 상품이 없다"며 "리스크만 잘 관리할 경우 신탁사업이 강력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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