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수렁빠진 수은 구할 리스크관리 수장 누구 [2017 RM전략]강승중 수출입은행 본부장 "100억 사업보다 10억 부실관리 하겠다"

김선규 기자공개 2017-01-17 09:01: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1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리스크 관리 전략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180도 변화했다.

강승중 수출입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본부장(사진)도 수은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15년부터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강 본부장은 수은이 리스크 관리에 임하는 자세가 과거와 확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수은은 지금껏 국책은행으로서 정책금융에 집중한 탓에 리스크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임원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리스크 관리가 성장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clip20170111101621

강 본부장 또한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리스크'라는 용어가 생소했다. 수은이 국책은행으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대형 프로젝트와 수주를 성공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의 역할만 충실히 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2010년 수은 영국은행 법인장을 맡으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강 본부장은 "영국법인으로 발령 받기 전까지 리스크를 잘 몰랐다"며 "하지만 현지 법인장을 맡으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이 현지 법인장을 맡을 당시 영국 정부는 금융권 리스크 관리 업무를 강화한 시점이었다.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각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 유동성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했다. 정부 관계자가 은행 창구 지도까지 나설 정도였다고 한다.

강 부행장은 "당시 바젤 감독 규정을 끊임 없이 공부한 기억이 있다. 영국에서는 금융 CEO의 역할 중 절반을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도록 했다"며 "리스크 관리 컨설턴트와 영국법인의 리스크 관리 전반을 챙기면서 업무에 대한 대략적인 감을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4년 여간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잠시 비서실장을 역임한 뒤 리스크관리단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당시 수은은 조선·건설 업종 불황으로 부실 규모가 크게 불거지면서 리스크 관리에 임하는 행보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강 부행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회사 전반적으로 업무 확장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며 "100억 원짜리 비즈니스를 유치하는 것보다 10억 원짜리 부실 징후를 관리하는 것이 비용과 자본손실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clip20170111140415

그는 CRO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리스크 문화를 안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스크 관리자만 리스크를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에서 리스크 리뷰체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 문화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수은은 2000년대 중반 선수환급보증(RG) 수수료를 낮추면서까지 조선 해운에 대한 여신을 늘렸다"며 "당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리스크 문화가 자리 잡히지 않아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깐깐한 임원으로 알려졌다. 리스크관리부 관계자는 "회의나 서류를 결제할 때 다른 임원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린다"며 "토시 하나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보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호되게 혼난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이러한 볼멘소리에도 강 본부장은 수은에서 조사한 '존경하는 선배' 투표에서 당당히 상위권에 랭크됐다. 일을 지시하기보다 직접 나서면서 솔선수범의 미덕을 보여주는 선배라는 평가에서다.

강 본부장은 "리스크 관리 문화가 굳건히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부서장으로서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라며 "전 직원 리스크 관리 마인드를 함양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