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문제 연루된 中임직원 징계할까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야오따펑 이사회 의장·뤄젠룽 부사장 도마 위 올라
윤 동 기자공개 2017-01-16 09:45:51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3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육류담보대출 사건에 휘말린 동양생명보험 내부에서 책임 문제를 놓고 말이 나온다. 최대 2837억 원(2016년 말 기준 대출 잔액 3803억 원)의 대출금을 떼일 수 있는 상황이 닥치면서 실무부서 책임자는 물론 위험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다.그러나 실무부서 책임자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인원이 대부분 동양생명 대주주인 안방생명보험(Anbang Life Insurance)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중국인 임직원들이라 문제가 녹록하지 않다. 향후 동양생명이 이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지 회사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장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담보 확인과 대출금 관리에서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사하고 있으며,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업무를 맡았던 임직원들에게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동양생명 내부에서는 금감원 조사와는 별도로 육류담보대출을 맡았던 임직원에게 징계 등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회사에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인물에 대한 신상필벌(信賞必罰) 차원에서 내부적인 징계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육류담보대출에 연관된 임직원이 대부분 대주주인 안방생명보험과 연관된 중국인이라는 점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먼저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한 실무 부서부터 중국인 부서장이 지휘하고 있다. 동양생명 융자팀은 수년 동안 육류담보대출은 전담한 부서로 현재 대규모 대출 사건을 초래한 부서다.
당초 동양생명 융자팀은 한국인 A팀장이 수년간 팀장으로 있었으나 육류담보대출 사건이 불거지기 몇 개월 전 중국인 왕린하이 팀장으로 교체됐다. 왕린하이 팀장은 동양생명에서 몇 명 없는 중국인 부서장 중 한 명으로, 지난 2015년 한국으로 건너와 안방생명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는 작업을 도왔던 인물이다.
왕린하이 팀장은 문제가 불거지기 수개월 전 융자팀을 맡았기 때문에 한국인 A팀장보다는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왕린하이 팀장이 부임한 이후에도 꾸준히 육류담보대출이 실행됐음을 감안하면 문책의 소지가 없지는 않다.
동양생명 안팎에서는 융자팀을 제어하지 못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실책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차적인 문제를 만들지는 않았으나 최종 관리·감독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회사의 위험관리의 기본 방침 및 전략을 수립하고 회사의 투자 안건의 한도를 설정하는 이사회 내 기구다. 회사 전체적인 위험 관리는 물론 개별 보험 상품이나 투자의 거래한도를 설정하고 이것이 지켜지는지 관리·감독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동양생명 리스크관리위원회는 부동산담보대출과 달리 등기를 통한 저당권을 설정할 수 없는 육류담보대출을 대규모로 확대하도록 허용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을 제외한 동양생명의 대출채권은 2조9842억 원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육류담보대출은 전체 대출채권의 10%를 넘어선다. 통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분산시키는 경우가 많으나 동양생명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이와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
이 중 야오따펑 이사회 의장과 뤄젠룽 부사장은 안방생명보험 출신으로 동양생명의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푸챵, 리훠이 사외이사도 안방생명보험에 우호적인 인사로 분류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육류담보대출 손실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만큼 어느 정도 책임을 묻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관련 임원들이 대주주 안방생명보험과 연관된 인물들이라 동양생명이 일방적으로 조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동양생명 직원은 "지금도 회사가 중국인 임원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한국인 부서장들이 이탈하는 상황"이라며 "안방생명보험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하지 않는다면 한국인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우리금융, CEO 장기 승계 프로그램 가동…후보군 면면은
- 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주성엔지 투자 방침 '유지'
- [한미 오너가 분쟁]'직접 소통' 약속 지킨 신동국, 소액주주연대 '지지 공식화' 화답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인크로스, 'T딜+AI'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 [저축은행경영분석]NH저축은행, 흑자전환 지속 가운데 건전성 관리 과제
- [저축은행경영분석]KB저축은행, 연체율 8.8%…건전성 개선 고삐 쥔다
- [여전사경영분석]BNK캐피탈, 대손비용 절감 '효과' 실적 방어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철저한 현지화 통해 NPL 선두주자 될 것"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웰컴금융 베트남법인, NPL 시장 '선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