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워너기업 패밀리'에 발목 잡혔다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지분·친분 관계 관심, 2015년말 기준 1143억원 대출받아
안경주 기자공개 2017-01-13 11:05:5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2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사건에 휘말린 동양생명보험이 '워너기업 패밀리'에 발목이 잡혔다. '워너기업 패밀리'는 워너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육류유통 중개회사들을 업계에서 일컫는 말이다.이들은 동양생명이 담보물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 20여개 업체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상당수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워너기업 패밀리'는 대부분 지분관계로 엮여 있는 특수관계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워너기업 패밀리에게만 동양생명은 1000억 원 이상 대출을 내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육류유통 중개회사인 워너기업이 자금사정 악화로 연체를 시작함에 따라 담보물 실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무담보 또는 이중담보로 대출이 취급된 것이 확인됐고, 이후 여러 육류유통 중개회사들이 가담한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으로 확산됐다.
워너기업은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의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이번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금융회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워너기업 패밀리'로 불린 11개 육류유통 중개회사들은 육류수입부터 냉동창고 보관까지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과 관련해 여러 그룹의 육류유통 중개회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 워너기업 패밀리는 동양생명과 거래가 집중된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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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기업 패밀리는 총 11개 육류유통 중개회사다. 워너기업을 비롯해 엘씨프라임, 다그린, 미트리치, 미트웰, 더블유에스(WS)미트글로벌, 메타푸드, 다커머스에프앤씨, 씨아이인터내셔널, 비앤비에프(구 선화기업), 케이티미트 등이다.
더벨 취재결과, 워너기업과 미트리치를 중심으로 상당수 지분관계가 얽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분 관계 외에도 사장(대표이사)들이 같은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상당한 친분 관계를 형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워너기업과 미트리치를 중심으로 상당수 주주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워너기업 최대주주 정진웅씨, 다그린 최대주주 도우섭씨, 미트리치 최대주주 최재림씨, 미트리치 2대주주 김상열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워너기업과 미트리치, 엘씨프라임, 미트웰 등에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진웅→워너기업→엘씨프라임', '도우섭→다그린·워너기업→엘씨프라임', '최재림→미트리치→엘씨프라임', '김상열→미트웰·미트리치→엘씨프라임' 등으로 이어지는 다소 복잡한 지분흐름을 보인다.
지분관계로 얽혀있지 않더라도 상당한 친분관계가 형성됐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더블유에스미트글로벌 최대주주인 정원석씨와 케이티미트 최대주주 김현철씨는 모두 미트리치 사내이사를 지냈다. 씨아이인터내셔녈 최대주주 이정인씨와 다커머스에프앤씨 최대주주 오강석씨는 워너기업 계열사인 우미네티웍스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비앤비에프의 감사는 케이티미트 최대주주 김현철씨다.
워너기업 패밀리 대부분이 동양생명과만 거래를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워너기업 등은 동양생명으로부터 1143억 원(2015년 말 기준) 가량의 대규모 대출을 받았다. 엘씨프라임만 동양생명과 거래가 없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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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워너기업 패밀리가 동양생명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은 모두 한도약정이 체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도약정은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비슷하다. 동양생명과 맺은 대출한도 내에서 차주가 언제든지 쓸 수 있다. 워너기업 패밀리의 한도약정 규모는 2015년말 기준 1170억 원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육류담보대출의 특성상 만기 주기가 짧다는 점에서 한도약정을 맺어 대출을 관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계약관계를 봐야 하지만 한도약정의 특성상 동양생명이 매번 담보물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대출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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