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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걸음마' 삼성바이오에피스, 커지는 오너리스크'상업화 미완성' 생존기반 취약, 해외 상장·신약개발 악재 작용할듯

이윤재 기자/ 이석준 기자공개 2017-01-18 08:17:36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7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신수종 사업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올해 예정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오너리스크가 실현되면 장기적으로는 해외 증시 상장이나 신약개발 투자 등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그룹은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바이오를 택하고 집중육성하고 있다. 위탁생산(CMO)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전담하는 이원화 구조다. 그간 이 부회장은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대내외적으로 공언했다.

이 부회장의 공백이 미치게 될 여파는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집중된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업체 특성상 공장 완공 후에는 실적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해 자체 자금조달 등 독자적인 생존기반이 마련된 상태다.

이와 달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생존기반이 취약하다. 연구 중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상업화될 때까지 정상적인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신규 파이프라인을 추가할 경우 수천억 원대 투자 베팅도 필요하다. 이러한 점은 연간 경영 목표가 설정돼있는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해 예정된 자금조달은 문제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6월 2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한 덕분에 자금 지원여력은 충분하다. 더구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 주주인 미국 바이오젠이 이렇다 할 자금지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금지원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됐을 때다. 그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체 자금조달 능력을 갖추고, 대내외 신인도 향상을 위해 증시상장을 검토했다. 선두 바이오기업들이 즐비한 미국 나스닥 시장과 국내 증시를 저울질해왔다.

하지만 오너리스크가 대두되면 미국 증시 입성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기관투자자들의 주가 변동에 따라 대주주, 경영목표 등을 문제로 삼은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에 입성시 이 부회장과 연관된 소송이 줄줄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절 엘리엇으로 공격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예전 트라우마가 있는 삼성그룹으로서는 꺼릴 수밖에 없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컴플라이언스 모델을 중요시하는 추세도 문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들은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되는 구조다. 판매계약 관계로 묶이지만 평판을 우려한 글로벌제약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예정된 삼성바이오에피스 유상증자 일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상장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오너 리스크를 염두에 두면 국내 증시를 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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