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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운명의 날' 이재용 부회장, 무거운 발걸음특검 호송차 타고 영장실질심사 출두…혐의 질문엔 '침묵'

이경주 기자공개 2017-01-18 10:59:2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속여부가 결정되는 운명의 날,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발걸음은 무거웠다. 삼성그룹의 미래를 위해 최소한 구속을 피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이 부회장은 18일 오전 9시 16분 검은색 벤츠를 타고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도착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지만 절차상 수사관 대동이 필요하기에 특검사무실에 먼저 들렀다.

이재용

천상 웃는 상인 이 부회장의 얼굴은 이날 만큼은 굳어 있었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사이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다. "여전히 본인이 대통령 강요의 피해자라고 생각하십니까" "국민들 노후자금이 경영권 승계에 쓰였는데 도의적 책임 안 느끼십니까" "회삿돈 수백억원이 뇌물로 쓰였다는데 주주나 임직원에 책임 안 느끼십니까" 등 날 선 물음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12일 특검조사에 출두할 당시 대국민 사과메시지를 보낸 것과는 달리 더욱 신중해진 모습이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특검사무실에 올라가 이날 진행하게 될 영장실질심사 절차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도착 15분 만인 9시 35분 다시 내려와 특검이 준비한 호송차인 검은색 카니발에 탑승해 서울지법으로 떠났다. 이 때에도 "특검은 본인이 뇌물 제공 책임자로 판단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본인 둘러싼 의혹이 많다"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부회장은 답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직원들은 이날 특검사무실에 5~6명 정도 나와 침통한 표정으로 이 부회장을 배웅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특검사무실에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서울지법에서 이 부회장곽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조의연(사법연수원 24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조 판사는 법조계에서 합리적이고 기록 검토를 매우 꼼꼼히 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조 판사의 이 같은 업무 스타일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19일 새벽께나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 부회장을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과 변호인단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논리로 구속 수사를 피하고, 특검이 적용한 혐의도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크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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