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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계정, 까다로운 투자 조건에 흥행 '먹구름' VC, 주목적 투자비율 80%에 난색…앵커LP 출자비율도 낮은 편

정강훈 기자공개 2017-01-26 08:25: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0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와 특허청은 2017년 특허계정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모태펀드 특허계정은 유한책임사원(LP) 및 위탁운용사(GP)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은 "운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난색을 표했다. 까다로운 주목적 투자 조건으로 LP 매칭 출자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와 특허청은 지난 24일 한국발명진흥회에서 '2017년 제1차 IP투자기관협의회'를 열었다.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올해 모태펀드 특허계정의 운영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모태펀드는 올해 특허계정에서 총 700억 원 규모로 4개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을 찾은 벤처캐피탈 심사역들 대부분은 "투자 조건이 까다롭다"며 고개를 저었다. 펀드 운용 이전에 LP 모집부터가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 창업초기·IP등 까다로운 투자 조건 도마위

특히 '초기기업 글로벌 IP 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초기기업 글로벌 IP 펀드'는 특허기술 기업, IP서비스 기업, IP 프로젝트에 약정총액의 80%를 투자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동시에 창업초기 기업(60%) 및 해외출원특허 보유기업(20%)에 대한 투자의무도 있다. 모태펀드가 100억 원을 출자해 총 200억 원 이상으로 결성할 예정이다.

심사역들이 지적한 부분은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60%의 투자의무다. 사실상 일반적인 창업초기 펀드와 다를 것이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특허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80%를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허계정 펀드의 운용이 더 까다로울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벤처캐피탈의 한 심사역은 "창업초기 펀드는 LP 모집이 어렵다는 점이 고려돼 모태펀드의 출자 비율이 70% 정도 된다"면서 "특허 계정은 50% 밖에 안돼 운용사가 나머지 금액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IP 지원사업 연계투자 펀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IP 지원사업 연계투자 펀드'는 80%의 주목적 투자와 별개로 IP-R&D 사업 등 특허청 사업 지원기업에 약정총액의 20%를, IP 프로젝트 또는 IP 서비스기업에 10%를 투자해야 한다.

B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IP 투자의 수익 대부분이 소송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존 벤처투자와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며 "수익모델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큰 리스크"라고 전했다. 이어 "펀드에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비중이 20% 밖에 안돼 IP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벌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 LP·GP 인센티브 제시에도 VC '시큰둥'

특허청은 까다로운 주목적 투자 조건을 의식해서인지 몇 가지의 인센티브 제도를 선보였다. 모태펀드의 출자액 중 최대 50%까지 후순위 출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시 모태펀드가 우선적으로 손실을 떠안는 셈이다. 대신 기준수익률(5%)의 2배 이상 수익이 발생할 시 수익금은 모태펀드에 우선적으로 배당된다.

이런 당근책에 대해 벤처캐피탈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까다로운 투자 조건에 비하면 인센티브의 메리트가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C 벤처캐피탈의 임원은 "후순위 출자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를 전제로 얘기하는 것"이라며 "민간 LP 입장에서는 수익이 날 수 있게 투자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지 손실 가능성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GP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시됐다. GP에게 모태펀드의 후순위 출자 비율만큼만 후순위 출자 의무를 부여할 예정이다. 관리보수는 2.5%가 주어진다. 창업초기 기업 및 IP서비스 기업에 대한 신주보통주 투자는 3%가 인정된다.

그러나 특허청이 제시한 관리보수는 현행 모태펀드 출자 조건과 사실상 같은 조건이다. 모태펀드가 지난해 공고한 출자사업 계획에 따르면 규모가 300억 원 미만인 중진 및 특허 계정의 펀드는 관리보수가 2.5% 적용된다. 신주보통주로 투자하는 경우는 3%가 주어진다. 특허청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GP에 대한 추가적인 인센티브는 거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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