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48년 일본. 홀로 대한해협을 건넌 식민지 청년 신격호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다. 그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주인공 '샤롯데(charlotte)'처럼 모두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소설에서 이름을 따와 '롯데(lotte)'라는 기업명을 지었다.괴테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샤롯데'를 끄집어 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현실에서의 '롯데'의 모습에 늘 고민했었다. 예전 그룹 훈을 '사랑과 자유를 지향하는 롯데'로 정하기도 했었다.
2017년 한국. 청년의 인생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노인이 된 신 총괄회장의 마지막 바람은 고국의 수도에 가장 높고, 화려한 건물을 짓는 것이었다. 그는 그 꿈을 이루는 데 노년기 대부분을 바쳤다. 마침내 그가 그렇게도 꿈꾸던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됐다.
공사장 펜스를 걷어낸 롯데월드타워 앞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 그는 괴테동상을 세웠다. 괴테동상은 롯데월드타워를 마주보게 설치됐다. 동상으로 제작된 괴테는 고개를 살짝 들어올려 롯데월드타워를 바라보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괴테의 영혼이 롯데월드타워를 지켜주기 바란 것일까.
올해는 신 총괄회장이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시작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맞춰 롯데그룹의 새 보금자리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고, 이곳으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가 이전한다. 신 총괄회장이 일궈놓은 롯데그룹도 이제 그의 아들에게로 바통이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라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으며 창업정신인 '사랑 받는 기업'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졌다.
'원 롯데, 원 리더'를 외치며 위기를 정면돌파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올해는 새출발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부대에 새 술을 붓듯' 집무실도 롯데월드타워로 옮기기로 했다. 롯데월드타워를 올려다보고 있는 괴테동상이 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을 상기시키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한다. 롯데그룹이 '샤롯데'처럼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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