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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 新관리지표로 수익·자본효율성 제고 [2017 RM전략]김희송 CRO, 체계적인 자본관리 위해 '리턴 온 RBC' 관리지표 개발

안영훈 기자공개 2017-02-20 10:58:1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신한생명의 곳간에는 가용자본이 넘쳤다. 수익성 높고 내실있는 보험상품 판매와 부실없는 자산운용으로 인해 넘쳐나는 가용자본 덕에 신한생명은 삼성생명과 더불어 지급여력비율 최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평가이익이 발생한 채권 일부를 매각하면서 거둬들인 수익으로 신한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업계 평균을 매번 1%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금융위기 이후 신한생명이 보여 준 업계 최고 수준의 지급여력비율과 수익성은 경쟁사들조차 부러워할 정도였다. 실제 신한생명의 내실경영 비결을 배우고자 벤치마킹에 나선 곳들도 많았다. 내부의 자부심과 지주에서의 평가도 대단했다. 국내 M&A 시장에 생명보험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신한금융지주는 잠재적 인수자로 꼽혔지만 '타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돈이면 차라리 신한생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이유를 들며 불참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진행된 저금리 기조와 급격한 보험 적립금 증가로 신한생명을 포함한 전 보험업계가 지급여력비율은 하락하고, 수익성도 나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신한생명은 2009년부터 IFRS17 도입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준비도 서둘러 왔다. 앞으로도 보험상품의 장기적인 속성을 고려하여, 10년 후를 내다보고, 드러나지 않은 위험을 미리미리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보험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보험부채 듀레이션 확대와 제반 요구자본 산출 방법의 단계적 강화 방안도 내부적으로 차분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신한생명은 8조 원의 만기보유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위급한 상황에서는 자체적으로 5000억원의 자본확충 비상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김희송 신한생명 위험관리책임자(CRO·상무)는 "현재 8조 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 세후 기준으로 약 5000억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다"면서 "현재 요구자본 규모가 약 1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50%포인트의 RBC비율 여유 버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이어온 위험관리 전략과 함께 신한생명은 올해 추가적인 지급여력비율 하락 방지를 위해 '리턴 온 RBC(Return on RBC)'란 새로운 관리지표를 도입했다.

김 상무는 "올해 리턴 온 RBC를 만들어 도입했는데, 리턴 온 RBC 산출식상 분자는 비용 공제후 세전이익이고 분모는 요구자본이다"며 "자산운용이나 보험상품 개발시 리턴 온 RBC 최소 요구 기준을 맞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즉, 리턴 온 RBC를 통해 신한생명은 현업부서에서 투자자산을 고르거나 상품을 만들 때 예상되는 이익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요구자본을 넘어서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김 상무는 "자산운용부서와 리스크부서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 투자건을 보게 되는데, 이 경우 서로간의 합의점을 찾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제는 현업 부서에 리턴 온 RBC기준을 주고, 투자처를 알아서 고르고 판단하되 회사의 수익성과 자본효율성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상무는 복잡한 익스포저 한도관리도 질적인 관리로 전환하면서 단순화시켰다.

그는 "자산운용에서 금감원 요구사항, 신한금융그룹 및 회사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외형기준 한도관리 항목이 20여개에 달하는 데, 이 모든 한도관리 기준을 맞추는 것이 퍼즐 맞추기보다 어려웠다"며 " 신용·시장 위험액을 핵심 한도관리 기준으로 정하고 집중관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위험 업종의 외형한도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리스크를 줄이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김 상무는 최근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해외투자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산의 듀레이션 확대와 보유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보험사들이 앞 다투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환 헷지에 필요한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한생명은 금년도 외화자산 투자한도를 보수적인 범위내에서 관리하고 있고, 환 프리미엄 추이와 향후 외화유동성 경색 가능성도 고려하는 환 헷지 전략 수립을 자산운용부문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올해 도입한 리턴 온 RBC나 한도관리 등이 현업부서에서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선제적 리스크 관리는 CRO로서 꼭 이뤄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RO를 맡으면서 10년 후를 내다보면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다"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님이 강조하시는 '무지명 무용공(無智名 無勇功)'이나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님의 '디테일 경영'도 모두 장기적 관점의 선제적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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