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삼성생명보험과 삼성화재해상보험이 미래먹거리로 준비하고 있는 해외 M&A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5년 초 보험영업이 포화된 국내를 벗어나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며 과감하게 해외 M&A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잠재적으로 매수할만한 현지 생명보험사의 숏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삼성생명과 유사한 시기 해외 M&A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2014년 말 한발 앞서 해외사업실을 신설해 해외 M&A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기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2015년부터 2년 이상 해외 M&A 업무를 꾸준히 추진해온 상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해외 M&A 부문이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화재는 IR 등을 통해 해외 M&A에 총 3조~5조 원 규모의 자금이 동원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M&A업계 등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오너의 재가 없이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기 부담스러운 규모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변화무쌍한 M&A 시장에서 애써 포착한 기회를 놓칠 우려도 적지 않다. 삼성생명·화재는 현재 수익성이 좋은 매물이 저렴한 값에 M&A 시장에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다른 경쟁자에게 좋은 매물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재빠른 결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오너가 없는 상황이라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M&A업계에서는 오너의 부재가 M&A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예시로 SK그룹을 꼽고 있다. 지난 2013년 초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이후 SK그룹은 M&A 시장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2013년에는 STX에너지, ADT캡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중도 포기를 선언했으며, 2015년에는 KT렌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좋은 M&A 기회를 놓칠 경우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가 꿈꿨던 미래먹거리 확보가 몇 년이나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