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성우, 동양시멘트 인수의지 있긴 했나 본입찰가 5000억 못미쳐…경쟁서 일찌감치 배제
김일문 기자공개 2017-02-24 10:40:5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2일 11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성우홀딩스는 현대시멘트 인수 의지가 아예 없었던 걸까. 현대시멘트 본입찰에 참여했던 현대성우홀딩스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새삼 인수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22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성우홀딩스는 지난 주 마무리 된 현대시멘트 본입찰에서 5000억 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인수 가격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현대성우홀딩스의 입찰가격을 대략 4000억 원 후반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성우홀딩스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약 2500억 원 가량을 인수금융 대출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머지는 자체 자금을 조달해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인수 경쟁에 참여했던 원매자들과 상당한 격차가 벌어지는 금액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일시멘트-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이나 차순위협상자인 IMM PE 모두 6000억 원 초반을 적어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성우홀딩스의 가격은 무려 1000억 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사실 현대시멘트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그 동안 시장에서는 현대성우홀딩스의 인수 의지가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워낙 쟁쟁한 후보들이 인수 경쟁에 뛰어든 만큼 중도 포기 가능성도 여러차례 거론돼 왔었다.
현대시멘트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대성우홀딩스가 받은 인수금융 LOC(투자확약서) 규모 등을 감안하면 인수금액으로 약 5000억 원 수준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이마저도 돈을 제대로 끌어모으지 못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시멘트 인수에 발을 들였으나 완주에 자신이 없었던 현대성우홀딩스가 중도 포기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낮은 금액을 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현대시멘트 매각이 시작됐을 초기 범현대가 기업인 현대산업개발과 KCC 등도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경쟁을 경계했던 현대성우홀딩스가 이들의 접근을 막았고, 범현대가에서는 원래 주인이었던 고(故) 정순영 명예회장(정주영 회장의 둘째 동생) 계열인 자신들이 원매자로 참여키로 중지를 모았을 공산이 큰 것으로 시장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시멘트 인수전 승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현대성우홀딩스가 발을 빼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점이다. 중도 포기하게 될 경우 범현대가에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써내 탈락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대성우홀딩스가 범현대가 다른 기업을 제치고 현대시멘트를 되찾아 오겠다고 선언했으나 중도 포기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차라리 탈락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 인수 가격을 낮췄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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