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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한국선박 매각 '유동성 도움될까' 매각價 100억 미만, 산은 지원책 절실…건조대금 선유입 관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28 09:35:0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7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월 위기설'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확보 방안 일환으로 한국선박금융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키로 했지만 실질적인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크게 미흡한 거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분 가치가 부실한 매물로 파악돼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선박금융(KOMARF) 지분 35.29%를 매각하기 위한 공개입찰 절차에 돌입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국선박금융은 선박취득과 자금차입, 취득선박의 관리 및 매각 등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2003년 설립한 펀드사다. 대우조선해양이 최대주주이고 뒤를 이어 STX조선해양(27.06%), 한국산업은행(14.12%), 수협은행(8.24%), 한국투자증권(8.24%) 등이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선박금융 지분 매각 시도 이유로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대응을 위한 자금 마련 목적이라고 밝혔다. 오는 4월 21일 4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잡혀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자체적으로 이를 해결할만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 5000억 원대 자금을 수혈받았지만 적자를 메우는 데 자금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정작 한국선박금융 지분 매각이 실현되더라도 활로가 마련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선박금융 지분 가치는 100억 원에도 못 미친다. 2015년 말 기준 한국선박금융의 자본금은 85억 원, 자기자본은 95억 원 수준이다. 최대주주라고 해도 정책금융 지원 성향의 펀드사인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논할 수 있을만한 지분도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될만한 자산은 뭐든지 팔자는 생각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분을 내놓게 된 것"이라며 "4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대응에 큰 도움을 줄 만한 자산 매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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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을 과연 사들일만한 곳이 있을 지도 아직까지 불확실하다. 금융권을 제외하고 한국선박금융에 지분을 투자한 조선사들은 부진한 경영 사정을 보이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글로벌 선사나 해운사 등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이를 인수하려고 시도할 국내 업체는 현실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내에서 보면 산업은행이나 여타 금융사가 이를 사주지 않는 이상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지분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산업은행의 지원 결단만 바라보는 처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이 자금 지원 없이 4월 회사채 위기를 자체적으로 넘길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업은행이 현재 고심 중인 방안은 매출채권 유동화나 SPC를 통해 발주사들로부터 선박 건조 대금을 선급받는 등의 해결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계약 상당수가 인도 시점에 건조 대금의 80% 가까이를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으로 맺어져 있다. 산업은행은 협상만 잘 하면 이를 통한 대규모 유동성 마련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1월 말 현재 수주잔액은 23조 4000억 원대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소난골과의 협상이다. 앙골라 국영사인 소난골은 2013년 12억 4000만 달러 규모 드릴십 2기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하고 지난해 선박을 인도받기로 했지만 IMF 구제금융 신청 등 국가 재정난에 휩싸여 여전히 이를 미루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받아둔 자금은 2억 5000만 달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소난골이 지분을 투자한 SPC를 설립하고 이곳에 선박을 넘겨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소난골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건조 대금을 받는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이외에 최근 본격적인 검토에 돌입한 매출채권 유동화의 경우 또 다른 출자사 대우건설의 매출채권 유동화 진행 상황을 본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판단이다. 산업은행은 대규모 빅배스로 재무 부담에 부딪힌 대우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2000억 원 규모의 공사대금 유동화를 선택하고 최근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신영증권이 S-Oil 공사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 일부를 인수키로 했고, 이외에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 모집이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 출자사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4월 위기를 넘기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이 맞고 매출채권 유동화 역시 그 일환으로 생각 중인 사안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최근 진행 중인 대우건설 매출채권 유동화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느냐를 살펴본 후 대우조선해양도 (매출채권 유동화를 단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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