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행장 대행 '불가피'···경영공백 우려 4일 이덕훈 행장 임기 만료···대우조선·혁신안 등 현안 산적
김선규 기자공개 2017-03-02 09:57:4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8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행장 대행 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4일 이덕훈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후임 인사가 단행되지 않아 홍영표 전무(수석 부행장)의 행장 대행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지원, 혁신안 이행 등 굵직한 이슈를 앞두고 있는 수은이 대행 체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4일 이덕훈 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후임 인사가 정해지지 않아 6일부터는 홍 전무가 행장을 대행하는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수출입은행법에 따르면 행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그 직무를 전무이사가 대행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탄핵 재판과 조기 대선 이슈가 맞물린 상황이어서 후임 행장 선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면 바로 후임 임명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차기 행장을 뽑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선임 절차를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은은 새로운 행장을 선임하기 전 한달 가량 대행 체제로 운영된 바 있다. 주요 경제부처 1급 관료들의 이동에 따라 후임 행장이 선임되기 때문에 행장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 대행 체제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5~6개월 이상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대선이 단행될 경우 9월 이후에나 후임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행장 경영공백 기간 동안 수은이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홍 수석이 수은의 안방살림을 책임지고 있으나, '행장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대외 업무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은은 당장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방안을 놓고 산업은행, 정책당국과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유동성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 44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산업은행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채 채무 재조정과 추가 신규 자금 투입 카드를 시사한 바 있다
수은 관계자는 "산은은 다음달 중순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며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경영공백 상태인 수은은 산은과 정책당국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발표한 혁신안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수은은 특정 산업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신성장산업 육성 방안 등을 발표했다. 다만 행장 부재 시 혁신안 진행이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정부 정책과 정치권과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수은 고위 관계자는 "수은 행장은 대외적으로 정부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수은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라며 "행장대행은 아무래도 권한 제한이나 대표성의 결여 등으로 정책당국과 굵직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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