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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에너토크, 日세이부와 한 배 타나 지분 묶어 연명보고···개인투자자 J씨 견제용인 듯

이호정 기자공개 2017-03-13 08:22:57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9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덕인 회장 등 에너토크 특별관계자들이 최대주주인 일본 세이부(SEIBU)와 지분을 묶어 연명보고(특별관계자 변동 등이 있을 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하나로 묶어 보고하는 방식)를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에너토크 오너일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개인투자자 J씨를 견제하는 동시에 세이부를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J씨는 지난달 에너토크 대주주인 세이부에게 지분 매각 의사를 묻는 제안서를 보냈다. 하지만 세이부가 공문을 통해 지분 매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의결권을 위임받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일단 세이부는 J씨에게 의결권 위임과 관련한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J씨가 지난달 22일 수원지방법원에 신청한 에너토크의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허용 가처분을 토대로 현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가처분 신청서에는 2006년 1월 이후 에너토크의 회계장부를 비롯해 회사와 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거래내역 등 총 12가지에 대한 열람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J씨의 가처분 신청 이후 에너토크의 대응이다. 세이부를 대표자로 한 연명보고 공시를 통해 특별관계자 수가 기존보다 2인 늘어난 6인으로 변경됐고, 이에 따라 지분율도 30.9%로 6.76%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지분은 이사 및 감사의 선임 및 해임 등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 경영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라고 명기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에너토크가 오는 24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세이부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공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너토크와 세이부 간 교감이 없었다면 연명보고를 낼 수 있었겠냐"며 "최근 장덕인 회장과 아들인 장기원 에너토크 상무가 일본으로 건너가 세이부와 경영권 분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연명보고는 혹시 모를 세이부의 변덕을 사전에 차단하고 J씨에게 세이부와 한배를 탔음을 알려 경영권 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에 추가된 특별관계자 2인이 장덕인 회장과 직접적 연관을 가진 인물 및 공익법인이라 향후 법적공방이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된 인물은 장덕인 회장의 부인인 현예자씨고, 공익법인은 장 회장이 5%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공익법인 한우리나눔재단이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에너토크의 지분(현씨 2.04%, 한우리나눔재단 5%)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에 따라선 증권거래법상 '소유주식과 대량보유의 보고의무 위반' 및 '5%룰 위반'에 걸릴 수도 있는 셈이다.

에너토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우리나눔재단은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동안 따로 공시해 왔고, 현예자씨 경우는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가 아닌 개인의 특수관계자라 따로 공시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최근 금융감독원에 해당 사안을 문의했고 같은 특수관계인으로 묶는 게 맞다라는 답변을 받아 공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명보고의 경우 큰 의미에서는 세이부와 의결권을 함께 행사하겠단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특별관계자가 늘어 공시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J씨는 이번에 특별관계자로 추가된 현예자씨와 한우리나눔재단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정지 신청을 이른 시일 내 금융감독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결권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J씨는 "코스닥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회사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며 "법적 검토를 통해 현예자씨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고, 지분 매집 및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받아 임시주총 개최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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