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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 을지로사옥 우선매수권 행사 '딜레마' 시그니처타워 이전 무산, 건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 대두

김창경 기자공개 2017-04-03 08:58:5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안타증권이 서울 중구 을지로 '유안타증권 빌딩'을 매입할 지 결정해야 하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유안타증권 빌딩은 유안타증권이 임차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지금으로선 유안타증권이 현재 계약 그대로 머무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오는 31일까지 유안타증권 빌딩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혀야 한다. 매도자 하나자산운용은 동양자산운용을 잠정적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유안타증권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건물을 매입하지 않으면 동양자산운용이 유안타증권 빌딩의 새 주인이 된다.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매입 판가름 D-1
*(왼쪽부터)유안타증권빌딩·시그니처타워(출처, 네이버지도)

유안타증권의 셈법은 다소 복잡해진 상태다. 우선 유안타증권은 인근의 '시그니처타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시그니처타워 입찰이 시작되기 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아쎈다스자산운용(이하 아쎈다스)에 임차의향서도 제출했다. 아쎈다스는 유안타증권이 유안타증권빌딩 임대차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빠져나오면서 내야 하는 위약금 180억 원까지 대신 부담할 계획이었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이하 이지스)에 우선협상권을 내줬다.

이지스 입장에서는 대규모 위약금을 내주면서 유안타증권을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덜하다. 조만간 시그니처타워 50%를 사용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이탈로 대규모 공실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이 임박했다고 알려졌다. 유안타증권은 사옥을 옮긴다고 해도 스스로 짊어져야 할 위약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유안타증권이 유안타증권빌딩을 매입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동양자산운용은 유안타증권빌딩 매입가격으로 3.3㎡당 2520만 원을 제시했다. 2만 8024㎡의 연면적을 반영하면 2136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유안타증권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여기에 0.5%의 금액을 얹어줘야 한다. 각종 세금까지 포함하면 유안타증권빌딩 매입에 약 225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60~65%를 담보대출로 조달한다 해도 800억~9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유안타증권의 실적에 비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은 2016년 3분기 누적 기준 1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5년 3분기 313억 원보다 65% 감소했다. 2016년 4분기에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유안타증권의 2016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00억 원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6000억 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 돈이다.

결국 유안타증권이 유안타증권빌딩에 그대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아쎈다스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는 건물주가 있을 때까지 지금 건물에 머무르는 것 외에는 묘수가 없을 것"이라며 "유안타증권빌딩에 있으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사실 유안타증권은 하나자산운용에 임차료를 할인해주면 사무실을 옮기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의 사옥 이전 목표는 비용절감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하나자산운용은 계약내용을 변경하면서 투자자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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