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4년차' 호반베르디움, 분양 숨고르기 [중견 건설그룹 분석]⑤'시행 계열사' 부재 일감 축소, 오너 2세 '윤혜·민성' 지분 소유
고설봉 기자공개 2017-05-11 10:25:00
[편집자주]
중견 '건설그룹'의 생존 전략이 다양해 지고 있다. 공공택지를 확보해 시행과 시공을 통합한 형태로 초고속 성장을 해왔지만 택지 공급이 줄어들고, 입찰 조건이 까다로워 지면서 사업 밑천인 택지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중견 건설사들이 그동안 택지확보를 위해 우후죽순 만들었던 자회사 및 특수관계사들의 기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0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베르디움이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주택 분양사업이 종료되면서 주요 매출처를 잃었다. 다른 계열사들처럼 시행사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아 공사 수익도 감소했다.호반베르디움은 지난해 매출 469억 원, 영업이익 75억 원, 순이익 13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 80.11%, 영업이익 76.92%, 순이익 56.38%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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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사업 종료, 공사·임대료 수입 의존
매출 축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분양사업 축소다. 호반베르디움은 2015년 분양수입으로 2134억 원을 거둬들였지만 지난해에는 145억 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1년 만에 분양수입이 15분의 1로 줄었다.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주택 분양사업이 종료되면서 매출처가 사라졌다. 2015년을 끝으로 광교C1블럭, 순천오천 등 두 곳에서 추진하던 분양사업이 종료됐다. 다만 판교써밋플레이스 등 리스임대주택 토지 및 건물을 분양전환하면서 일부 분양수입이 발생했다.
주요 매출처가 사라진 호반베르디움은 공사 수입과 임대료 수입으로 근근이 버텼다. 지난해 호반베르디움은 임대료 수입으로 136억 원을 확보했다. 2015년 132억 원 대비 소폭 늘어난 수치다. 판교, 광교 등에 자체적으로 보유한 상가를 100% 자회사인 아브뉴프랑에 임대를 놓고 있다.
이외 지난해 공사 수입 97억 원을 거뒀다. 다만 수주한 공사가 대부분 소형 건축물을 신축하는 단순 도급공사로 규모가 크지 않았다. 공사잔액이 지난해 연초 225억 원에서 연말 207억 원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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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은 '실속형 자회사'의 부재다.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산업 등이 다수 시행사를 100% 자회사로 두면서 탄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호반베르디움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는 아브뉴프랑 한 곳뿐이다. 아브뉴프랑은 요식업 및 프렌차이즈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외 광주방송, 태성관광개발 등 비건설부문 회사들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배곧랜드마크PFV, 배곧11차PFV, 송도알씨원PFV 등 시행업을 하는 법인들의 지분을 일부 확보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다. 대부분 외부 금유회사들과 합작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로 호반베르디움에 일감이 몰리지 않았다.
◇장녀·차남 지분 소유…경영권 승계 윤곽 '희미'
호반베르디움은 경영권 승계 측면에서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한발 비켜나 있다. 호반건설, 호반건설주택, 호반건설산업 등 지배구조가 확실하게 확립돼 있는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 김상열 회장의 장녀와 차남이 지분을 비슷한 수준으로 나눠가지면서 승계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호반베르디움은 자사주 48.38%를 갖고 있다. 이어 김 회장의 장녀 윤혜 씨가 지분 30.97%를, 차남 민성 씨가 지분 20.6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2013년 7월까지 윤혜 씨가 60%, 민성 씨가 4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호반베르디움(합병 전 베르디움)이 100% 자회사인 호반베르디움, 에이치비건설, 베르디움개발 등을 흡수하면서 지분구조가 변화됐다.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48.38% 늘리고, 같은 비율로 윤혜 씨와 민성 씨 지분이 줄었다.
당시 호반건설은 전 계열사에 걸쳐 자회사를 흡수하고, 주력 시공사를 중심으로 직접 주택사업에 나섰다. 잇따른 합병으로 계열사를 대폭 줄고, 주택사업 축을 호반건설, 호반건설주택, 호반건설산업, 호반베르디움 등으로 바꾸며 주력 계열사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다만 아직 호반베르디움은 다른 계열사들처럼 지배구조가 완성되지 않고 있다.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산업이 지배구조를 각각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상무와 차남 민성 씨로 일원화 시킨 것과 비교된다. 합병 뒤 4년여가 흘렀지만 아직까지 호반베르디움은 자사주 실효 절차를 밟거나 처분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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